세계 조선산업이 친환경·디지털 전환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흐름 속에 들어선 가운데, 전북특별자치도가 선제 대응에 나섰다.
9년 만에 재가동된 군산조선소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 친환경 선박, MRO(유지·보수·정비), 인재 양성을 아우르는 종합 전략을 통해 조선산업 전반의 체질 개선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단순한 생산기지 회복을 넘어 ‘미래형 조선 생태계 구축’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친환경 선박 시대 가속…전북의 대응 과제 부상
글로벌 조선산업은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중립 목표에 따라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LNG, 암모니아, 수소 등 친환경 연료 기반 선박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향후 선박 교체 수요 또한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한국 조선업은 LNG 운반선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공급망 경쟁 심화와 기술 고도화 요구로 새로운 대응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여기에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MRO) 시장 확대 등으로 산업 구조 역시 신조 중심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AI 기반 스마트 조선소 구축…생산 혁신 본격화
전북자치도는 이러한 흐름에 대응해 AI 기반 스마트 조선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
1조 원 규모의 피지컬 AI 실증 기반을 활용해 기존 수작업 중심 공정을 데이터 기반으로 전환하고,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또한 252억 원 규모의 ‘해양 모빌리티 AI 혁신허브’를 통해 중소 조선사와 기자재 기업이 실제 공정 데이터를 활용해 기술을 검증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한다.
이 플랫폼은 2028년까지 완공될 예정이다.
친환경·수소 선박 생태계 구축…실증 인프라 확충
친환경 선박 기술 확보를 위한 실증 인프라도 확대된다.
전북자치도는 대체연료 추진시스템 실증 플랫폼과 해양 무인 시스템 테스트베드를 구축해 수소·암모니아 추진 기술과 자율운항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
군산조선소를 중심으로 완주 수소 클러스터, 새만금 수소 생산기지를 연계하면 연료 생산부터 선박 건조, 실증까지 이어지는 통합 생태계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MRO 특화단지 조성…신조·정비 ‘투트랙 전략’
조선산업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MRO 산업 육성도 병행된다.
전북자치도는 군산조선소를 중심으로 특수목적선 MRO 특화단지를 조성하고, 선박 정비와 관련한 전문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함정 정비 역량 강화를 위해 무기·통신체계 전문 인력 양성 교육도 산학 협력으로 추진한다.
이를 통해 신조와 MRO를 동시에 확보하는 ‘투트랙 구조’를 구축해 경기 변동에 흔들리지 않는 산업 기반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인재 양성까지 연결…지역 일자리 선순환 구축
전북자치도는 산업 경쟁력의 핵심을 ‘인재’로 보고 교육 인프라 강화에도 힘을 쏟는다.
군산대와 전북대, 군장대 등 지역 대학과 특성화고를 중심으로 용접·도장 등 현장 기술 인력부터 AI·데이터 기반 전문 인재까지 체계적으로 양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역에서 양성된 인재가 다시 지역 산업으로 유입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군산조선소, 대한민국 스마트 조선 표준으로”
전북자치도는 새만금 산업 인프라와 연구기관, 대학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스마트 조선 클러스터 구축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향후 국가사업 발굴과 함께 스마트 조선 메가특구 지정도 추진한다.
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는 “과거 군산조선소가 지역 경제의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대한민국 스마트 조선산업의 기준이 될 것”이라며 “전북 기술로 만든 선박이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미래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번 전략은 ‘조선소 재가동’이 아니라 ‘산업 재설계’에 가깝다. AI와 친환경, MRO까지 결합한 구조가 실제 현장에서 구현된다면 전북은 단순 생산지가 아닌 미래 조선산업의 테스트베드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
[비즈데일리 장대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