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코스닥 시장을 두 개의 단계로 나누고,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제한하는 강도 높은 시장 개편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 체질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정책은 시장 질서 확립과 기업가치 제고, 그리고 혁신기업 성장 지원을 핵심 축으로 한다.
불공정거래 ‘강력 차단’…조사·처벌 전면 강화
정부는 먼저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대응 역량을 대폭 강화한다.
현재 62명 수준인 주가조작 합동대응단 인력을 확대하고, 통신사실확인자료 조회 권한을 부여해 조사 범위를 넓힌다.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에는 인지수사권을 부여하되, 권한 남용을 막기 위한 통제장치도 함께 도입한다.
신고 포상제도 역시 파격적으로 개선된다. 포상금 상한을 없애고, 부당이득과 몰수금의 최대 30%까지 지급해 내부고발 유인을 높인다.
회계부정에 대한 처벌도 강화된다. 고의 가담자의 과징금 한도를 두 배로 상향하고, 장기 위반 시 추가 가중 처벌을 적용한다. 특히 관련 책임자는 상장사 임원 취업이 제한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가 도입된다.
이와 함께 부실·저성과 기업 퇴출도 속도를 낸다.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하고 내년 6월까지 집중 관리 기간을 운영할 방침이다.
“중복상장 원칙 금지”…주주가치 보호 강화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도 핵심이다.
금융위는 중복상장 문제에 대해 ‘원칙 금지, 예외 허용’ 기조를 도입한다. 단순 물적분할뿐 아니라 인수·신설 자회사까지 포함해 실질적 지배력이 있는 경우 모두 심사 대상에 포함된다.
예외 허용 기준도 구체화해, 엄격한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상장을 허용할 계획이다.
또한 기업이 자산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저평가되는 문제를 막기 위해, 장부가와 공정가치 차이를 공시하도록 의무화한다.
M&A 과정에서도 공정가액 산정과 외부평가 의무화를 추진해 주주 권익 보호를 강화할 방침이다.
코스닥 ‘프리미엄·스탠다드’ 이원화
혁신기업 육성을 위한 시장 구조 개편도 병행된다.
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위해 상장 비용 일부를 지원하고, 투자펀드를 확대해 유동성을 높인다.
코스닥은 ‘프리미엄’과 ‘스탠다드’ 두 개의 시장으로 나뉜다. 기업 성장 단계에 따라 이동하는 승강제 구조를 도입해 경쟁과 역동성을 유도한다.
프리미엄 시장에는 강화된 지배구조 요건과 영문공시 등이 적용되며, 대표 기업 중심 지수와 ETF도 새롭게 도입된다.
아울러 AI·우주·에너지 등 첨단 산업 중심으로 기술특례상장 범위를 확대해 혁신기업의 상장 문턱을 낮춘다.
30조 ‘국민성장펀드’…모험자본 대폭 확대
정부는 대규모 자금 공급을 통해 기업 성장 기반도 강화한다.
올해부터 국민성장펀드를 본격 가동해 30조 원 이상을 집행하고, 대형 IB를 통해 2028년까지 20조 원 이상의 모험자본을 추가 공급할 계획이다.
또한 장기 투자 유도를 위해 국민참여형 펀드, 기업성장펀드(BDC), 국내복귀계좌(RIA) 등 신규 금융상품을 출시한다.
외환시장 24시간 운영, 영문공시 확대 등 시장 선진화 정책도 병행해 외국인 투자 유입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2027년 시행 예정인 토큰증권(STO) 제도에 맞춰 디지털 투자 인프라 구축도 추진한다.
시장 체질 개선…“코리아 프리미엄 시대 목표”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자본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투자 매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정책 전반을 통해 공정성·투명성·성장성을 동시에 강화해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다.
이번 대책은 단순한 규제 강화가 아니라 ‘시장 구조 자체를 바꾸는 실험’에 가깝다. 특히 코스닥 이원화와 중복상장 금지는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의미가 크지만, 기업들의 반발과 시장 충격을 어떻게 흡수하느냐가 정책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비즈데일리 장대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