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31 (수)

  • 맑음동두천 -2.8℃
  • 맑음강릉 2.7℃
  • 맑음서울 -3.0℃
  • 구름조금대전 -0.5℃
  • 구름많음대구 1.1℃
  • 구름많음울산 1.8℃
  • 맑음광주 0.4℃
  • 구름많음부산 3.7℃
  • 구름조금고창 -0.3℃
  • 구름많음제주 3.9℃
  • 맑음강화 -4.0℃
  • 맑음보은 -1.6℃
  • 구름조금금산 -0.5℃
  • 맑음강진군 1.9℃
  • 구름많음경주시 1.5℃
  • 맑음거제 4.1℃
기상청 제공

건강/보건

제주도, 5년간 449억 투입…‘노동이 존중받는 제주’ 만든다

31일 제2차 노동정책 기본계획(안) 발표…‘정의로운 노동 전환’추진

 

제주특별자치도가 앞으로 5년간 449억 원을 투입해 노동자의 안전과 권익을 강화하는 ‘제2차 제주특별자치도 노동정책 기본계획(2026~2030)’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노동이 존중받는 지속가능한 미래 도시, 제주”를 비전으로 내세우며, 변화하는 노동환경 속에서 노동자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 “노동이 존중받는 제주” 향한 5년 로드맵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31일 함덕 이동노동자 쉼터 ‘혼디쉼팡’ 개소식에서 새 노동정책 기본계획안을 공개했다. 행사에는 제주도의회와 한국노총 제주지역본부 관계자, 노동정책협의회 위원, 지역 주민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오 지사는 “혼디쉼팡이 읍·면 지역까지 확대되면서 제주 전역의 이동노동자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노동정책의 성과가 쌓여 노동자들이 권리를 보장받고 지역 공동체 발전의 주체로 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4대 전략·8대 과제·43개 추진사업으로 구성

이번 기본계획은 ① 인구·디지털·기후 위기 대응 노동 대전환 추진, ② 안전한 일터 조성과 협력기반 강화, ③ 노동존중과 차별 없는 일터 구현, ④ 일·가정·삶이 공존하는 행복한 일터 조성 4대 전략과 8개 정책과제, 43개 세부 추진과제로 구성됐다.

 

정책 수립 과정에서는 도민 노동 인식조사, 노동자 실태조사, 정책토론회 및 전문가 워킹그룹 등을 거쳐 현장 의견이 폭넓게 반영됐다.

 

■ “정의로운 노동전환”으로 산업 변화 대응

디지털 전환과 기후위기, 산업 구조 변화 등 노동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정의로운 노동전환 지원체계’**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제주도는 향후 전환지원·훈련센터를 설치해 재교육과 직무전환, 상담 등을 종합 지원하고, 일자리 변화로 인한 소득 불안이나 고용 단절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 택배노동자·이동노동자 안전 강화…‘혼디쉼팡’ 확대

제주도는 택배노동자 안전사고 예방과 건강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도는 제주도 의료원, 택배사와 협력체계를 구축해 건강검진 비용을 지원하고, 장시간·고강도 노동에 따른 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한 예방 중심 대책을 추진한다.

 

또한 **이동노동자 쉼터 ‘혼디쉼팡’**을 함덕·한림·외도 지역에 새로 개소하고, 화물차 수리 지원 및 휴식 공간 확충을 병행한다. 향후에는 교통사고와 과로사 예방을 위한 맞춤형 현장 안전 프로그램도 확대할 예정이다.

 

■ 노동권익센터 기능 강화…“상담에서 권리구제로”

제주도는 노동권익센터를 ‘정책 생산형 권익 허브’로 고도화한다.
단순 상담 기능을 넘어 상담→조사→권리구제→정책 반영으로 이어지는 연계 체계를 구축해, 현장 목소리가 정책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마련한다.

 

또한 ‘심야노동자 실태조사’를 통해 심야 노동자의 장시간 근로 및 안전사고 실태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맞춤형 보호정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 사회보험 확대·비정형 노동자 복지 강화

현 정부의 노동정책 기조에 맞춰 산재보험료 지원대상을 확대하고, 고용보험·사회보험료 추가 지원을 통해 취약노동자의 사회안전망을 강화한다.
아울러 비정형·플랫폼 노동자를 위한 복지정책도 병행 추진하며, 일·생활 균형 문화 확산을 위한 지역 캠페인도 강화할 예정이다.

 

■ “현장 목소리 반영해 실효성 높일 것”

오영훈 지사는 개소식 후 열린 간담회에서 노동자들과 직접 대화하며 “현장의 어려움이 정책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노동정책 예산·인력 확충 ▲택시노동자 처우 개선 ▲혼디쉼팡 시설 보수 ▲외국인노동자 지원센터 이전 ▲혼디쉼팡 사무국 기능 강화 등을 요청했다.

 

제주도는 이 같은 의견을 반영해 2026년 1월 중 계획안을 최종 확정하고, 연차별 실행계획을 수립해 정책의 실효성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노동정책은 ‘속도’보다 ‘현장감’이 중요하다. 제주도의 제2차 기본계획은 행정의 관점이 아니라 ‘노동자의 삶’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으로 이 계획이 말뿐이 아닌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내길 기대한다.

[비즈데일리 이성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