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금요시리즈 **러브 미**에서 **서현진**과 **장률**이 그려내는 관계의 변화가 잔잔하지만 깊은 설렘을 안기고 있다. 조심스러운 접근으로 시작된 두 사람의 감정선은, 예상 밖의 전개로 어른 멜로의 진한 여운을 남겼다.
■ “천천히”라는 말 뒤에 숨은 반전
지난 방송에서 서준경(서현진)과 주도현(장률)은 “천천히 알아가자”는 말과 달리, 단숨에 관계의 온도를 끌어올리는 하룻밤 엔딩으로 시청자들의 심장을 두드렸다. 담담한 감정 묘사 속에서 갑작스럽게 찾아온 전개는, 두 사람 사이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상실의 시간을 견디던 준경에게 스며든 설렘은 어른 멜로 특유의 깊이로 확장되고 있다. 속도 차이로 시작된 두 사람의 관계를 되짚어본다.
#1. 편의점에서 마주한 최악의 첫인상
준경에게 도현의 첫 등장은 스릴러에 가까웠다. 편의점에서부터 자신을 훔쳐보는 듯한 남자, 집 근처까지 이어진 수상한 동선에 경계심은 극에 달했다.
옆집 이웃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뒤에도 “이건 따라가는 게 아니라 같이 가는 거죠”라는 거리감 없는 한마디는 준경을 더욱 굳어지게 했다. 그렇게 도현은 ‘신박한 미친놈’이라는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다.
#2. “작정하고 만나볼래요?” 담백한 직진
도현의 관심은 우연에서 시작됐다. 소개팅 자리에서 무례한 남자를 단번에 제압하는 준경의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겼고, 그 여자가 이웃이라는 사실은 도현에게 운명처럼 다가왔다.
술에 취해 집에 들어가지 못한 준경을 챙기고, 응급실까지 동행한 밤 이후 도현은 더 이상 머뭇거리지 않았다. 이사를 핑계 삼아 건넨 “작정하고 만나볼래요?”라는 말은, 꾸밈없는 진심의 표현이었다.
#3. 들켜버린 외로움
첫 데이트를 앞둔 준경은 갈등했다. 슬픔의 시간을 보내는 중에 누군가를 만나는 것이 맞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하면서도, 설레는 마음을 부정할 수 없었다.
하지만 데이트의 분위기는 예상과 달랐다. 편안한 차림으로 꼼장어집에 나타난 도현, 음악을 하며 자유롭게 살아가는 그의 삶은 준경에게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때 도현의 말이 준경의 마음을 정확히 파고들었다. 새벽마다 혼자 맥주를 사는 모습을 봤다며, “외로워지려고 애쓰는 사람 같았다”는 고백.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외로움을 간파당한 순간이었다.
#4. 천천히의 약속, 그리고 초고속 엔딩
감정이 분명해질수록 준경은 오히려 물러섰다. 가족으로부터 도망치듯 살아온 시간은, 관계 맺는 일을 두렵게 만들었다. “아무도 더 알고 싶지 않다”는 말로 도현을 밀어냈지만, 결국 혼자 남아 마주한 것은 외로움뿐이었다.
늦은 밤 도현의 집을 찾은 준경은 솔직하지 못했던 자신을 인정하며 “알아보고 싶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다음 날 아침, 그녀가 눈을 뜬 곳은 도현의 침대였다. 조심스러운 고백과 상반된 전개는 이야기의 몰입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 원작·글로벌 공개로 확장되는 ‘러브 미’
‘러브 미’는 스웨덴 작가 요세핀 보르네부쉬의 동명 시리즈를 원작으로 하며, 호주에서도 리메이크된 작품이다. 매주 금요일 밤 8시 50분 **JTBC**에서 2회 연속 방송된다. 일본에서는 U-NEXT, 글로벌 지역에서는 Rakuten Viki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공개되고 있다.
‘러브 미’는 빠른 고백보다 느린 감정의 축적이 얼마나 강력한지 보여준다. 조용히 쌓아 올린 감정 위에 얹힌 반전 한 수가, 이 드라마를 놓치기 어렵게 만드는 이유다.
[비즈데일리 장경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