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가 22일 2026년 중소기업 정책자금 운용계획을 내놓고, 내년도 중소기업 금융지원의 큰 틀을 공개했다.
내년 정책자금 공급 규모는 총 4조4,313억 원으로, 이 가운데 융자 4조643억 원, **민간 금융기관 대출 이차보전 3,670억 원(공급 기준)**으로 나뉘어 운용된다.
중기부는 이번 정책자금이 단순한 자금 공급을 넘어 중소기업의 혁신성장 촉진과 금융 안전망 역할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요자 중심으로 제도를 정비해, 기업이 보다 쉽게 정책자금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손질한다는 방침이다.
■ 성장 단계별 맞춤 지원…창업·성장·재도약 구분
2026년 정책자금은 기업의 성장 단계에 따라 창업기·성장기·재도약기로 나눠 맞춤형으로 지원된다.
구체적으로는 ▲업력 7년 미만 창업기업을 위한 혁신창업사업화자금 1조6천억 원, ▲성장 단계 기업을 위한 신시장진출지원자금·신성장기반자금 1조7천억 원, ▲경영애로 기업을 돕는 긴급경영안정자금 2,500억 원 등이 공급된다.
중기부는 정책 목적에 맞게 자금을 세분화해, 기업 상황에 맞는 금융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 비수도권·AI·K-뷰티 집중…‘혁신 성장’에 방점
중기부는 내년 정책자금의 핵심 방향으로 비수도권과 혁신성장 분야 집중 지원을 제시했다.
전체 정책자금 4조600억 원 가운데 **60% 이상(2조4,400억 원 이상)**을 비수도권에 배정해 지역 중소기업의 성장 동력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혁신기술 분야 지원도 강화된다. AI·반도체 등 미래 성장산업을 영위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1,400억 원 규모의 ‘AX 스프린트 우대트랙’**이 신설된다.
이 트랙을 활용하면 ▲대출한도 상향(60억→100억 원) ▲금리 우대 ▲신속 평가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어, AI 기반 전환을 추진하는 기업의 자금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수출 효자 품목인 K-뷰티 산업 지원도 확대된다. K-뷰티론 공급 규모는 200억 원에서 400억 원으로 두 배 확대되고, 기업당 연간 지원한도 역시 2억 원에서 3억 원으로 상향된다.
■ 통상 리스크·신시장 개척 기업도 지속 지원
보호무역과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에 따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지원도 이어진다.
미국 품목관세 등으로 피해가 예상되는 기업은 긴급경영안정자금을 통해 계속 지원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한다.
아울러 해외 진출을 추진하는 기업을 위해 해외법인지원자금 공급 목표를 700억 원으로 확대하고, 내수기업의 수출 전환을 돕기 위해 운전자금 대출한도를 최대 10억 원까지 상향할 계획이다.
■ ‘정책자금 내비게이션’ 도입…신청 부담 줄인다
중기부는 정책자금 이용의 가장 큰 애로로 꼽혀온 복잡한 신청 구조를 개선하는 데도 힘을 싣는다.
내년부터는 기업이 기본 정보를 입력하면 적합한 자금을 추천해주는 **‘정책자금 내비게이션’**이 새롭게 도입된다. 이를 통해 어떤 자금이 자사에 맞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수익성이 악화된 고업력 기업에는 자금 지원에 앞서 경영 컨설팅과 심층 진단을 연계해, 단순 대출이 아닌 구조 개선 중심의 지원도 병행한다.
■ 부정사용엔 ‘원스트라이크 아웃’…건전성 강화
정책자금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관리 강화 방안도 함께 발표됐다.
부실 징후 기업은 조기경보 시스템으로 상시 점검하고, 필요할 경우 상환유예나 만기 연장 등 선제적 관리에 나선다.
특히 정책자금을 목적 외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해, 고의성이 확인되면 향후 정책자금 신청을 제한한다.
아울러 불법 컨설팅과 제3자 개입을 차단하기 위한 법제화 방안도 내년 상반기까지 마련할 예정이다.
■ 내년 1월 5일부터 신청 시작
2026년 중소기업 정책자금은 내년 1월 5일부터 신청할 수 있다.
서울·지방 기업은 1월 5~6일, 경기·인천 기업은 1월 7~8일 접수가 가능하며, 자세한 내용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누리집과 전담 콜센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정책자금의 관건은 ‘얼마나 푸느냐’보다 필요한 기업에 제때 닿느냐다. 비수도권과 AI·수출 중심으로 방향을 분명히 한 이번 계획이, 실제 현장에서 체감되는 금융 숨통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비즈데일리 장대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