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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중구청장, 서울시의원 예산 삭감 로비 의혹 정면 비판…“진상 규명할 것”

지난 15일 제297회 서울 중구의회 정례회 폐회식

 

서울 중구청과 서울시의회 간에 **‘예산 삭감 로비 의혹’**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정치적 셈법으로 주민 편익을 볼모 삼는 행위는 어떠한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박영한 서울시의원(중구 제1선거구)의 ‘중구 예산 삭감 로비 시도’ 의혹을 공개적으로 강하게 비판했다.

 

■ “정치적 셈법은 주민을 볼모로 삼는 행위”

김 구청장은 15일 열린 제297회 중구의회 정례회 폐회식에서 박 의원의 행보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지난 12월 9일 서울시 담당 부서로부터 상임위를 통과했던 중구 예산이 예결위 단계에서 전액 삭감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확인 결과, 박영한 의원의 요청이 있었다는 사실을 들었다”고 밝혔다.

 

김 구청장은 “예산은 구민의 삶과 직결된 공공의 자산”이라며 “정치적 이해득실로 행정을 흔드는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문제 된 예산은 ‘서소문 자원재활용 처리장’과 ‘신당역 공영주차장’

중구에 따르면 삭감 논란이 불거진 예산은 ① 서소문 자원재활용 처리장 현대화 예산 32억 원, ② 신당역 공영주차장 주차타워 건립 예산 2억 원 등이다.

 

서소문 자원재활용 처리장은 1999년 조성된 서울시 내 가장 오래된 시설로, 설비 노후화로 인한 잦은 고장과 근로자 안전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중구는 내년 시설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총사업비 69억 원 중 절반에 해당하는 32억 원의 시비를 확보한 상태였다.

 

신당역 공영주차장 주차타워 사업은 신당5동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으로, 지상 6층 규모에 123대를 수용하는 기계식 주차타워를 건립하는 프로젝트다.
현재 설계를 마치고 시공사 선정 및 착공 준비에 들어간 상태지만, 예산 차질 시 사업 지연이 불가피하다.

 

■ 의혹 제기한 중구의회 “행정 신뢰 훼손…명확한 해명 필요”

사건의 발단은 양은미 중구의회 의원의 5분 발언이었다.
양 의원은 “중구 지역구 서울시 의원이 예결위에서 중구 예산 삭감을 요청했다는 제보가 있다”며 “이는 행정과 정치에 대한 신뢰를 저해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해당 의원은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판오 중구의회 의장 역시 “청부 삭감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구청에 경위 설명을 요청했다.

 

■ 김 구청장 “진상 철저히 규명…주민에 사실 공개할 것”

김길성 구청장은 “박 의원의 행보는 납득하기 어렵지만, 삭감을 막기 위해 예결위원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사업의 필요성과 시급성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소문 처리장 현대화는 중구 환경을 지키는 핵심 사업, 신당역 주차타워 건립은 수십 년간의 주민 숙원으로 반드시 완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안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결과를 주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 박영한 시의원 “사실무근” 주장…진실 공방 이어질 듯

한편, 박영한 의원은 해당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구청과 시의회 일부 의원들의 강경 대응으로 진상 규명을 둘러싼 공방이 계속될 전망이다.

 

지방정부의 예산은 정치적 힘겨루기의 대상이 아니라 주민의 삶을 지탱하는 공공의 기반이다. ‘청부 삭감’ 논란이 사실이라면 이는 단순한 정치적 해프닝이 아닌 주민 신뢰 훼손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비즈데일리 최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