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는 땅 위에 세워지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 위에 세워진다. 40년간 용인을 비롯한 경기 남부에 촘촘히 쌓인 반도체 생태계를 흔드는 것은 곧 국가 경쟁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29일 오전 **YTN 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 생활’**에 출연해 이같이 밝히며, 최근 불거진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이전 논란에 강한 우려를 표했다.
■ “흩어진 팹, 흩어진 생태계”… 산업 효율성 붕괴 경고
이 시장은 “앵커기업의 생산라인(팹·fab)이 여러 지역으로 분산되면, 자본력이 약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따라 옮기기 어렵다”며 “평택, 화성, 오산, 이천, 안성, 수원, 성남 등지에 이미 반도체 기업과 설계업체가 밀집해 있어 세계 1위 경쟁력을 지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도체 산업은 속도전의 산업”이라며 “용인에서 순조롭게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정치적 이유로 흔드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 “3년 늦으면 시장 잃고, 5년 늦으면 산업이 사라진다”
이 시장은 “반도체 산업은 3년 지연되면 시장을 잃고, 5년 지연되면 산업 자체가 사라진다”는 업계 격언을 인용하며, “국가전략 산업을 선거용 이슈로 삼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또한 “반도체는 파전이 아니다. 나눠 먹을 수 없다”고 표현하며 “한 클러스터에 최소 4기 이상의 생산라인이 있어야 규모의 경제가 성립된다. 용인을 비롯한 경기 남부의 초격차 생태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지역균형발전 명분의 ‘분산론’ 정면 반박
최근 전북·경북·충남 등 일부 지역에서 제기된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분산론’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했다.
이 시장은 “속도가 생명인 반도체 산업이 흔들리면 국가 경쟁력이 무너진다”며 “기업은 정책의 불투명성을 가장 싫어한다. 지금이라도 대통령이 나서서 용인 프로젝트의 전력·용수 공급 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될 것임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잘되고 있는 산업을 빼앗아 생태계가 없는 지역에 이식하는 것은 지역균형발전이 아니다. 용인도 죽고, 옮기자는 지역도 죽는 길”이라며 “각 지역이 자체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진정한 균형발전”이라고 했다.
■ “새만금, 반도체 입지 조건 불리… 100조 원 들여도 비현실적”
이 시장은 새만금 반도체 이전론에 대해서도 현실적 불가능성을 지적했다.
그는 “용인의 반도체 라인 10기를 돌리려면 15GW 전력이 필요하다. 태양광으로 이를 충당하려면 97GW 설비가 필요한데, 이는 새만금 면적의 2.9배에 달하고 설치비만 100조 원이 든다”며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계획”이라고 말했다.
■ 대통령 발언 “혼란만 키웠다”… 정부의 책임 촉구
이 시장은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발언에 대해서도 “정책을 확정했다면 분명히 못 박았어야 한다”며 “전력·용수 문제를 언급하며 오히려 혼선을 키웠다”고 비판했다.
그는 “삼성전자 국가산단과 SK하이닉스 일반산단은 이미 2023년 7월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됐다”며 “법에 따라 정부가 전력, 용수, 가스, 도로 확충을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1~2기 전력망은 올해 하반기 준공 예정이고, 3~4기 공급망만 남았다”며 “정부가 이미 수립한 계획을 차질 없이 실행하겠다는 메시지를 내야 기업 불안이 해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정부, 머뭇거리지 말라… 용인 프로젝트 흔들리면 안 된다”
마지막으로 이 시장은 “대통령이 ‘이미 세운 계획은 뒤집지 않는다’는 입장에 더해, 정부가 전력·용수 계획을 책임 있게 이행하겠다고 선언해야 한다”며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서명만 미루고 있다. 용인 반도체 프로젝트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상일 시장의 발언은 단순히 지역 이익을 넘어, ‘반도체 생태계’라는 국가 전략적 인프라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닌 산업 논리로 접근해야 할 때다. 흔들림 없는 정책 일관성이 곧 대한민국 반도체의 경쟁력이다.
[비즈데일리 장대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