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첨단전략산업과 에너지 인프라를 동시에 키우는 국민성장펀드 자금 집행을 본격화했다. **금융위원회**는 1월 29일 열린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심의회에서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사업’에 첨단전략산업기금 7,500억 원을 선·후순위 대출로 지원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 12월 정부 업무보고에서 발표한 1차 메가프로젝트 7건에 대한 후속 조치로, 국민성장펀드는 이날 신안우이 해상풍력 사업을 시작으로 산업 현장에 대한 대규모 자금 공급을 본격 개시하게 됐다.
■ 국민성장펀드, ‘메가프로젝트’ 시동
정부가 선정한 1차 메가프로젝트는 반도체·AI·에너지 등 첨단전략산업 전반에 파급효과가 큰 사업들로, 상호 연계된 구조를 통해 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목적이 있다.
핵심은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 특정 기업 의존도를 낮추고, 국산 AI 반도체 중심의 자립형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K-엔비디아 육성 프로젝트를 통해 국산 AI 반도체 설계·생산을 지원하고, 국가 AI 컴퓨팅 센터 구축 사업을 인프라 투·융자 방식으로 뒷받침할 계획이다.
국가 AI 컴퓨팅 센터가 조성되면, 국내 AI 기업들은 고가 장비를 직접 구매하지 않고도 센터 자원을 활용해 AI 모델 개발과 검증, 서비스 상용화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 해상풍력, AI 산업 전력 인프라 역할
이번에 승인된 ③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사업은 AI·반도체 산업 생태계 조성의 핵심인 전력 인프라 확충을 담당한다. AI 컴퓨팅 센터와 첨단 반도체 공장은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는 만큼, 안정적인 청정 전력 공급원이 필수적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최첨단 AI 반도체 생산공장 건설, 반도체 공정용 열·에너지 인프라 구축, 전력 효율화를 위한 전력반도체 공장 신설, 로봇·자율주행 핵심 부품인 이차전지 신소재 공장 건설 등을 연계 추진해 설계–생산–에너지–소재로 이어지는 산업 밸류체인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신안우이 해상풍력’, 어떤 사업인가
신안우이 해상풍력 발전사업은 전라남도 신안군 우이도 남측 해상에 발전용량 390MW 규모의 대형 해상풍력 발전소를 건설·운영하는 프로젝트다. 이는 약 36만 가구가 사용하는 전력량에 해당하며, 국내 최대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을 웃도는 수준이다.
총 사업비 3조4천억 원 가운데, 첨단전략산업기금은 18~19년 만기의 장기·저리 선·후순위 대출 7,500억 원을 공급한다. 이를 통해 재무적 안정성을 높이고, 민간 금융기관의 추가 참여를 유도해 사업 추진 속도를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사업은 약 3년간의 건설 기간을 거쳐 2029년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 국내 최초 ‘순수 국산’ 대규모 해상풍력
이번 사업은 순수 국내 자본으로 추진되는 국내 최초의 300MW 초과 해상풍력 사업이라는 상징성도 갖는다. 풍력터빈을 제외한 하부구조물, 해저케이블, 변전소, 설치선박 등 주요 기자재의 **국산화율은 97%**에 달한다.
특히 **한화오션**은 약 8천억 원 규모의 터빈 설치선을 신규 건조해 투입할 예정으로, 설계·건조·설치·운영 전주기에 걸친 경험 축적이 향후 국내 해상풍력 산업 생태계의 질적 성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 지역경제·주민 소득에도 기여
신안우이 해상풍력은 주민 참여형 구조로 설계됐다. 발전 수익 중 연간 약 250억 원 규모의 추가 수익이 지역 주민과 공유되는 이른바 ‘바람소득’ 모델이다. 주민들은 채권 투자 형태로 사업에 참여하고,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수익 일부를 바우처·지역화폐 등으로 돌려받게 된다.
■ “고위험·장기투자 영역에 마중물”
국민성장펀드는 민간이 선뜻 나서기 어려운 고위험·장기·대규모 투자 영역을 집중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재정 자금이 후순위 손실흡수 역할을 수행해 민간의 투자 위험을 분담함으로써, 생산적 금융으로의 자금 유입을 촉진한다는 전략이다.
7건의 1차 메가프로젝트 가운데 비수도권 사업은 4건(56%), 투자금액 기준으로도 50% 이상이 지방에 투입될 전망이다. 금융위는 향후에도 지방 투자 비중 40% 이상을 목표로 프로젝트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신안우이 해상풍력은 단순한 발전사업을 넘어, AI·반도체·에너지·지역균형발전이 맞물린 상징적 프로젝트다. 국민성장펀드가 ‘마중물’ 역할을 넘어 민간 투자를 끌어내는 실질적 촉매가 될 수 있을지, 이제는 집행 속도와 성과가 정책의 진짜 평가대가 될 것이다.
[비즈데일리 장대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