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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행복청·LH, 국가상징구역 설계 설명회…‘산수의 미학’으로 새 정체성 제시

권위 벗고 ‘현대적 산수(山水)’를 수놓다… 국가상징구역 마스터플랜 당선작 설명회 개최

 

8일 오후, 세종 행복도시 홍보관은 이례적인 열기로 가득 찼다. 평소 조용하던 이곳에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계자 100여 명이 모여, 대한민국의 미래를 대표할 ‘국가상징구역’의 밑그림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 ‘모두가 만드는 미래’…국가정체성을 담은 공간 비전 제시

이날 설명회는 지난해 12월 국제공모에서 최종 당선된 **‘모두가 만드는 미래’**의 세부 구상을 공유하기 위한 자리였다. 당선사인 에이앤유(ANU)디자인그룹건축사사무소의 맹성호 부사장이 직접 발표에 나서 실무자들에게 설계 철학을 설명했다.

 

설명회 현장은 단순한 기술 브리핑이 아닌, ‘철학’과 ‘풍경’을 논하는 담론의 장이었다. 도면과 수치 대신 ‘산수(山水)’라는 한국적 미학이 핵심 키워드로 등장했다.

 

■ 권위 대신 일상의 풍경…‘모두를 위한 언덕’ 구상

설계팀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무엇이며, 이를 상징하는 공간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발표를 시작했다.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 같은 권위적 상징물을 중심으로 한 기존 구상에서 벗어나, 국민의 일상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담은 열린 공간으로 방향을 잡았다.

 

핵심 아이디어는 **‘모두를 위한 언덕’**이다. 중심부를 광장으로 열어 국민의 일상 풍경이 한 폭의 산수화처럼 펼쳐지도록 설계한 것이다. 아이들이 뛰놀고, 가족이 피크닉을 즐기며, 대통령 집무실을 배경으로 시민이 함께 어울리는 장면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풍경을 지향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과제는 ‘입체적 연결’이었다. 설계팀은 광장의 개방감을 살리기 위해 도로와 인프라를 지하로 배치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이는 단순한 공간 설계가 아닌, ‘광장’의 민주적 상징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시도였다.

 

■ “도시계획은 인문학적 예술”…실무진과의 공감의 장

설명회는 예정된 시간을 넘기며 열띤 토론으로 이어졌다. 실무자들은 “국민이 이 공간을 얼마나 친근하게 느낄 수 있을까?”, “산수의 미학이 실제 시공 단계에서도 구현 가능할까?” 등 현실적이면서도 철학적인 질문을 쏟아냈다.

 

행복청 관계자는 “도로의 곡선 하나, 나무 한 그루의 배치도 국가가 국민을 바라보는 태도를 반영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며 “도시계획이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인문학적 예술임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 국가정체성을 공간으로 새기는 역사적 프로젝트

최형욱 행복청 차장은 “국가상징구역 조성은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미래 비전을 공간 속에 새기는 역사적 과업”이라며 “설계자의 철학과 현장 실무진의 이해가 맞닿을 때 진정한 국가상징 공간이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행복청은 이날 제시된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마스터플랜을 정교화하고, 설계의 일관성을 유지하며 후속 단계를 추진할 계획이다. ‘산수의 미학’으로 그려질 대한민국의 새로운 상징 풍경이 서서히 구체화되고 있다.

 

이번 설명회는 도면이 아닌 ‘공감’으로 완성되는 도시의 새로운 형태를 보여줬다. 권위의 상징이 아닌 국민의 일상으로 이어지는 공간, 그것이 바로 대한민국이 향해야 할 진정한 국가상징의 모습일지 모른다.

[비즈데일리 유정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