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중 해가 가장 짧은 날인 동지에는 예로부터 팥죽을 나눠 먹으며 액운을 막고 한 해의 건강을 기원해 왔다. 겨울철 면역력을 챙기기 위한 우리 조상들의 생활 속 지혜다.

이와 관련해 **농촌진흥청**은 12월 22일 동지를 맞아 국산 팥의 건강 기능성과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간단한 팥 요리법을 소개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팥에는 비타민 B1을 비롯한 각종 비타민이 풍부해 피로 해소에 도움을 주며, 콜린과 사포닌 성분이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관리에 효과적이다. 또한 칼륨 함량이 높아 나트륨 배출을 촉진해 부기 완화와 체내 노폐물 배출에도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

그동안 팥은 주로 팥죽이나 떡 앙금 등 전통 음식에 쓰여 왔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요리에 활용되며 식재료로서의 가능성이 넓어지고 있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전 연령층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팥 피자와 팥 리소토를 제안했다.

팥 피자는 발효된 피자 반죽이나 토르티야에 식용유를 바른 뒤 치즈를 뿌리고, 삶아 조린 팥을 올려 만든다. 여기에 굵게 다진 깐 밤과 얇게 썬 아몬드를 더해 반죽 가장자리를 접은 후, **220℃로 예열한 오븐에서 20분(토르티야는 10분)**간 구우면 완성된다.

팥 리소토는 팬에 양파와 다진 마늘을 볶아 향을 낸 뒤 삶은 팥과 불린 율무, 찹쌀을 넣고 4분간 볶는다. 이후 팥물을 2~3회 나눠 넣어 끓인 뒤 재료가 부드러워지면 두유를 넣어 걸쭉해질 때까지 조리한다. 마지막으로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을 맞추고 다진 쪽파와 대추를 올리면 된다.

한편 농촌진흥청은 **국내 최초 기계수확이 가능한 팥 품종 ‘아라리’**를 비롯해 다양한 국산 팥 품종을 개발·보급하고 있다. ‘아라리’는 진한 적색과 부드러운 식감, 뛰어난 맛과 향으로 호두과자·찐빵·단팥빵 속 재료로 활용도가 높다.

2021년 개발된 **‘홍주’**는 알이 굵고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 등 항산화 물질 함량이 높아 활성산소 억제 효과가 뛰어난 품종이다. **‘홍찬’과 ‘홍미인’**은 밝은 적색 계통으로 외관 품질이 우수하고 앙금 가공 시 색이 잘 유지돼 팥죽과 앙금용으로 적합하다. **‘홍다’**는 색과 향이 뛰어나 팥차와 음료 등 가공식품에 알맞다.

농촌진흥청 중북부작물연구센터 이병규 센터장은 “국산 팥은 고유의 색과 향, 부드러운 식감을 갖춘 고부가가치 기능성 작물”이라며 “동지를 맞아 우리 팥으로 만든 음식을 나누며 겨울철 기운을 든든히 채우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통은 지키되 방식은 달라진다. 팥죽에서 피자와 리소토까지, 국산 팥의 변신은 겨울 식탁을 더욱 건강하고 풍성하게 만든다.

[비즈데일리 이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