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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건

74년 만에 귀환한 호국영웅…6·25 전사자 이지건 일병, 가족 품으로

 

6·25전쟁 당시 조국을 위해 싸우다 스물여섯의 나이에 산화한 호국영웅 고(故) 이지건 일병이 74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경북 경주시 안강읍 노당리 어래산 일대에서 발굴된 유해의 신원을 고 이지건 일병으로 최종 확인했다고 12월 3일 밝혔다.

 

■ 74년 만의 귀환, “아버지를 다시 품에 안다”

이지건 일병은 국군 수도사단 소속으로 1950년 9월 기계-안강 전투에서 전사했다.
그의 유해는 2000년 5월 처음 발굴됐지만, 당시 유전자 분석 기술 한계로 신원 확인이 불가능했다.
이후 2010년 재분석을 통해 일부 데이터가 확보됐고, 2019년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가 채취되면서 2025년 정밀 비교·분석 끝에 74년 만에 신원이 밝혀졌다.

 

이번 신원 확인은 올해 들어 국유단이 밝힌 17번째 호국영웅 사례로, 2000년 유해발굴사업 시작 이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전사자는 총 265명에 이른다.

 

■ “아버지를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12월 3일 대구광역시 서구에 있는 고인의 첫째 딸 이호분(83) 씨 자택에서 열렸다.
이 씨는 “평생 아버지를 찾을 수 없을 줄 알았다. 이렇게 돌아와 주셔서 감사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막내딸 이호선(75) 씨도 “아버지를 국립묘지에 모시고, 어머니도 함께 합장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김종술 대구지방보훈청장이 참석해 유가족에게 **신원확인 통지서와 호국영웅 귀환패, 유품이 담긴 ‘호국의 얼 함(函)’**을 전달했다.
**조해학 국유단장 직무대리(육군 중령)**은 이지건 일병의 참전 기록과 유해 발굴 경과를 설명하며,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은 유가족께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 형제 모두 전선에…미발굴된 동생의 유해

이지건 일병은 1924년 대구 달성군(현 대구광역시 달성군) 출신으로, 여섯 남매 중 장남이었다.
전쟁 발발 당시 이미 세 딸의 아버지였던 그는 **육군 제1훈련소(대구)**를 거쳐 수도사단에 배치됐다.
안타깝게도 그의 셋째 동생 이봉건 일병 역시 같은 부대 소속으로 기계-안강 전투에 참전했다가 전사했으나, 아직 유해가 발견되지 않았다.
현재 이봉건 일병의 이름은 국립서울현충원 위패봉안관에 새겨져 있으며, 유해가 발견되면 형제의 묘로 재회할 수 있도록 추진될 예정이다.

 

■ 기계-안강 전투, 낙동강 방어선의 분수령

기계-안강 전투는 낙동강 방어선 전투 중 수도사단이 북한군 제12사단의 남진을 저지한 전투다.
이 전투로 국군은 전세를 반전시켜 기계·포항 북방으로 후퇴하는 북한군을 추격하는 전환점을 마련했다.
이지건 일병은 바로 이 전투에서 조국의 수호를 위해 끝까지 싸우다 장렬히 전사했다.

 

■ “당신의 희생, 우리가 기억하겠습니다”

현재 국유단은 전국에서 미확인 전사자 유해의 신원 확인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6·25전사자 유가족은 친·외가 8촌 이내라면 무료 유전자 시료 채취에 참여할 수 있으며, 신원이 확인될 경우 1,000만 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고령화로 유가족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 속에서 국유단은 “보건소나 보훈병원 방문이 어려운 분들은 언제든 연락하면 직접 찾아가 시료를 채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시간은 흘렀지만,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조국을 위해 헌신한 이들의 귀환은 단순한 유해 발굴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지켜야 할 약속의 완성이다.

[비즈데일리 이성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