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9년부터 한국어·영어뿐 아니라 모든 언어로 특허 출원이 가능해진다.
또한 인감증명서 없이 자필서명만으로 특허권 이전이 허용되는 등 기업의 행정 부담을 크게 덜어주는 제도 개선이 추진된다.
지식재산처는 12월 1일 “국가전략기술의 해외 권리보호 강화와 불필요한 규제 철폐를 위해 ‘특허법조약(PLT)’ 가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 특허 절차, 글로벌 표준으로…“실수로 권리 잃는 기업 줄어든다”
‘특허법조약(PLT, Patent Law Treaty)’은 특허출원 절차를 국제 기준에 맞게 단순화하고, 출원인의 실수나 형식적 오류로 인한 권리 상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국제 협약이다.
이번 조약 가입은 한미 정상회담 공동 설명자료에도 포함된 사안으로, 지식재산처는 “조약 가입 시 반도체·AI·바이오 등 첨단산업 분야의 중소·벤처기업이 형식적 이유로 특허를 잃는 위험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 “3가지 요건만 갖추면 출원 인정”…모든 언어로 출원 가능
현재 우리나라는 출원서가 한국어 또는 영어로만 작성돼야 한다.
하지만 특허법조약 가입 후에는 언어 제한이 사라져 모든 언어로 특허 출원이 가능해진다.
출원 후에는 국문 번역문을 별도로 제출하면 된다.
또한 ‘출원일’ 인정 요건이 간소화된다.
지금까지는 복잡한 서류 요건을 충족해야 출원일을 인정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3가지 핵심 요건(출원 의사, 출원인 정보, 발명의 설명)**만 있으면 출원일이 공식 인정된다.
이로써 특허 선점 경쟁에서 우리 기업의 대응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 권리 회복 기회 확대…“실수로 놓친 기한도 구제 가능”
출원 절차 중 의견제출기한이나 우선권기간을 실수로 놓친 경우, 권리 회복을 요청할 수 있는 제도도 새로 도입된다.
이미 특허권 효력이 상실된 뒤라도 일정 기간 내 신청하면 권리 복원이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행정 전문 인력이 부족한 개인발명가나 중소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인감증명서 대신 ‘자필서명’…공증·인증 절차 간소화
현재는 특허권 이전이나 양도 시 **인감증명서(재외자의 경우 서명공증)**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앞으로는 자필서명만으로 절차가 가능하도록 개편된다.
다만, 진정성에 의심이 가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공증·인증을 요구할 수 있도록 보완장치도 마련할 예정이다.
■ 재외자도 직접 출원 가능…대리인 선임 의무 완화
지금까지 재외자는 특허 출원 단계에서부터 국내 대리인을 선임해야 했지만, 조약 가입 이후에는 출원 및 수수료 납부까지는 직접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완화된다.
다만, 출원 이후의 심사 과정에서는 국내 대리인 선임이 의무화되며, 전자출원 시에는 공인인증 등 보안 절차를 거치게 된다.
■ 2029년까지 조약 가입 완료 목표
지식재산처는 이번 조약 가입을 위해 ‘특허법조약 가입 전담팀’을 신설하고, 특허법 개정·정보시스템 개선·인력 확충 등 2029년까지의 단계별 로드맵을 추진한다.
김용선 지식재산처장은 “특허법조약은 지식재산처 출범 이후 추진하는 첫 국제조약 가입 사업으로, 기업의 혁신성과를 보호하는 데 걸림돌이 됐던 규제를 근본적으로 혁파할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심사 기간 단축과 고품질 심사체계 구축으로 우리 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약 가입은 단순한 법 개정이 아니라 ‘기업이 연구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특허 절차의 문턱을 낮추는 이 변화가 한국 기업의 글로벌 혁신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비즈데일리 유정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