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한효주가 내레이션을 맡은 **KBS 대기획 ‘트랜스휴먼’**이 유전자 교정 기술과 장수 유전자, 역노화 연구 등 인류 진화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과학의 최전선을 탐구하며 깊은 울림을 남겼다.
11월 26일(수) 방송된 3부 ‘유전자 혁명’ 편에서는 인간 스스로 진화를 통제하기 시작한 시대, 생명공학이 인류에게 어떤 희망과 윤리적 질문을 던지는가에 초점을 맞췄다.
이번 회차에서 유타대학교 멜리사 일라르도 교수는 임신 중에도 물질(잠수)을 하는 제주 해녀의 유전자 적응 연구를 소개했다. 그는 “해녀들은 혈압 조절과 관련된 유전자 변이가 높게 나타났다”며, 약 1300년에 걸친 진화를 통해 인간의 삶의 방식이 유전적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설명했다.
이처럼 세대 단위의 느린 진화 대신, 인류는 이제 유전자 편집 기술을 통해 스스로의 진화를 설계하고 있다. 1990년 ‘인간 게놈 프로젝트’ 이후 DNA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생명과학의 중심축은 인간의 손으로 넘어왔다.
특히 하버드대 조지 처치 박사는 돼지의 특정 유전자를 제거해 인체에 거부 반응이 없는 이종 장기 이식 실험을 진행 중이다. 실제로 돼지 신장을 이식받은 67세 남성이 271일간 건강을 유지하며 임상시험의 새 장을 열었다. 이에 대해 카이스트 김진수 교수는 “이제 인간이 진화의 칼자루를 쥐고 있다”고 의미를 짚었다.
2020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제니퍼 다우드나 박사가 개발한 ‘유전자 가위(CRISPR)’ 기술은 인간 유전질환 치료의 전환점을 마련했다. 낫모양 적혈구병을 앓던 13세 소녀 아샨티는 이 기술로 새로운 생명을 얻었으며, 데이비드 리우 교수의 정밀 교정 기술은 희귀 백혈병 환자 앨리사 태플리의 완치를 이끌었다.
한국에서도 서울대 김정훈 교수가 ‘프라임 교정 기술’을 활용해 희귀 유전질환 레버 선천성 흑암시 환아 치료를 연구 중이다. 김 교수는 “단순한 치료를 넘어, 유전질환 없는 세대를 향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장수 유전자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니르 바질라이 교수는 인간의 노화를 ‘치료 가능한 질병’으로 정의하며, 장수 유전자(FOXO3, CETP) 연구와 **‘TAME 임상시험’**을 통해 노화 억제의 실질적 가능성을 제시했다.
하버드대 데이비드 싱클레어 교수 역시 후성유전학의 변이가 노화의 원인임을 밝혀내며, “90세의 세포를 25세로 되돌리는 실험”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간의 몸은 재설치 가능한 소프트웨어와 같다”며 역노화의 과학적 실현 가능성을 언급했다.
한편, 조로증을 앓고 있는 **티파니 웨데킨드(47세)**의 이야기는 과학의 윤리적 과제를 되새기게 했다. 그는 “살고 싶다면 다르게 살아야 한다”며, 유전자 교정 연구에 대한 희망을 드러냈다.
내레이터 한효주는 프로그램 말미에서 “우리는 유전자를 조절해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며 “이제는 진화의 방향과 속도를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선택의 시간에 서 있다”고 전했다. 그녀의 차분하면서도 따뜻한 목소리는 인간과 과학의 공존에 대한 깊은 메시지를 더했다.
KBS 대기획 **‘트랜스휴먼’**은 ‘사이보그’, ‘뇌 임플란트’, ‘유전자 혁명’을 주제로 인간의 경계를 확장하는 과학의 여정을 그리며, 시청자들로부터 **“지적이면서도 감성적인 다큐멘터리”**라는 호평을 얻었다.
기술은 인간을 닮아가고, 인간은 기술을 통해 스스로를 다시 쓰고 있다. ‘트랜스휴먼’이 던진 질문은 결국 하나 — *“우리는 어디까지 인간일 수 있을까”*라는 물음이다.
[비즈데일리 장경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