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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이순재 91세 일기로 별세…“숨 쉬는 한 연기한다”던 배우의 마지막 길

 

한국 연기계의 거장 이순재가 11월 25일 새벽 세상을 떠났다. 향년 91세.
유가족에 따르면 고인은 서울의 한 병원에서 임종을 맞았으며,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장례는 한국연극인장(葬) 형식으로 치러진다.

 

■ 70년 연기 인생…‘국민 아버지’로 사랑받은 배우

1934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난 이순재는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데뷔했다.
이후 연극·영화·드라마를 넘나들며 70년 가까이 대중문화의 중심에서 활동했다.

 

그는 1991년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에서 ‘대발이 아버지’ 역으로 국민적 사랑을 받았고,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예능 **〈꽃보다 할배〉**를 통해 세대 간의 벽을 허물며 국민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2021년에는 연극 **〈리어왕〉**에서 주연을 맡아 80대 후반의 나이에도 무대를 지키며 ‘진짜 배우’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의 연기 인생은 한마디로 **“무대가 곧 삶이었던 배우”**였다.

 

■ 정치와 교육에서도 빛난 다면적 행보

연기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에도 충실했다.
이순재는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어 문화예술계 발전을 위한 정책 활동에 나섰다.
이후에는 대학에서 연기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 양성에 헌신, 한국 연기교육의 초석을 다졌다.

 

■ 후배 배우들의 추모 이어져

이순재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연극·방송·영화계를 비롯한 문화예술계 전반에서 깊은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후배 배우들은 “이순재 선생님은 평생 연기를 통해 삶의 가치를 보여준 스승이었다”며 비통함을 전했다.

 

그의 후배이자 제자인 한 연극인은 “이순재 선생님은 마지막 순간까지 ‘배우는 죽을 때까지 무대 위에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며 “그 말씀 그대로 삶을 마감하신 분”이라고 회상했다.

 

■ “숨 쉬는 한 연기한다”…무대에 남긴 유언

이순재는 생전 인터뷰에서 “숨 쉬는 한 연기하겠다”는 말을 자주 남겼다.
그는 실제로 90세에 이르기까지 연극과 방송을 오가며 대한민국 배우의 ‘현역 정신’을 상징했다.

 

그가 남긴 작품과 정신은 이제 한국 연기계의 유산으로 남았다.
무대와 스크린, 그리고 후배들의 마음속에서 이순재는 여전히 살아 숨 쉴 것이다.

 

이순재의 별세는 단순히 한 배우의 죽음을 넘어, 한국 연기예술의 한 시대가 막을 내린 순간이다. 그가 남긴 철학, “연기는 인간의 진심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신념이 후배 세대의 나침반이 되기를 바란다.

[비즈데일리 장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