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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건

국유단, 6·25 전사자 264번째 신원 확인… 가족 “가슴 뭉클”

지난해 11월 대구 군위서 발굴…국군 제6사단 구자길 일병으로 확인

 

6·25전쟁 당시 나라를 지키다 스무 살도 채 되지 않은 나이에 전사한 호국영웅이 74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11월 21일 금요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대구 군위군 효령면 365고지 일대에서 발굴한 유해가 **국군 제6사단 19연대 소속 ‘고 구자길 일병’**임을 공식 확인했다.

 

■ 18세의 나이에 산화한 호국영웅… 264번째로 가족 품에

고 구자길 일병은 올해 들어 16번째로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이며, 2000년 유해발굴사업 시작 이후 총 264번째로 가족에게 돌아온 호국영웅이다.

이번 신원확인은 유가족 탐문팀, 전문 발굴팀, 그리고 육군 제50보병사단 장병들의 꾸준한 노력 덕분에 가능했다.

 

유가족 확인은 전사자 본적지를 단서로 추적하며 진행되는데, 현재까지 7만 5천여 명의 유가족으로부터 유전자 시료를 확보했다. 구자길 일병의 신원 또한 2020년 탐문관이 직접 방문해 채취한 남동생 구자천(73) 씨의 유전자 시료를 통해 밝혀졌다.

 

■ 365고지에서 발굴된 유해… 치열했던 ‘군위–의흥 전투’의 흔적

고인의 유해는 지난해 10월 28일부터 11월 22일까지 진행된 발굴작업에서 발견됐다.
당시 365고지 일대에서는 유해 7구와 460여 점의 유품이 수습됐고, 막바지였던 11월 19일 구자길 일병의 유해가 발굴됐다.

 

구 일병은 1950년 6·25전쟁 발발 직후 입대해 같은 해 8월 **‘군위–의흥 부근 전투’**에 참여했다. 해당 전투는 낙동강 방어선 방어를 위해 북한군 제1·8사단의 진격을 저지한 격전지로, 365고지는 국군 제6사단이 수차례 공방 끝에 확보한 전략적 요충지였다.

 

■ “기억도 희미한 큰형님… 눈물이 났습니다” 유가족의 울림

신원 확인 소식을 들은 남동생 구자천 씨는 “너무 어려서 기억이 거의 없지만, 큰형님의 유해가 돌아왔다고 들었을 때 눈물이 났다”며 “국립묘지에 꼭 잘 모시고 싶다”고 말했다.

 

유해 인도 행사는 유가족의 뜻에 따라 경북 포항 구자천 씨 자택에서 조촐히 진행됐다.
국유단은 신원확인 통지서와 함께 ‘호국의 얼 함(函)’을 전달하며 고인의 희생을 기렸다.

 

■ “유가족 찾기, 시간과의 싸움… 국민 관심 절실”

아직도 약 13만 명의 6·25 전사자가 이름 없이 잠들어 있다.
고령화로 유가족 찾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 전국 어디서나 가능한 유전자 시료 채취 참여가 절실하다는 것이 국유단의 설명이다.

 

유전자 시료는 전사자를 기준으로 친·외가 8촌까지 신청 가능하며, 신원 확인 시 1,000만 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국유단은 “단 한 분의 영웅도 잊지 않기 위해 전국에서 유가족 찾기와 유해발굴을 이어가고 있다”며 국민의 관심과 참여를 요청했다.

 

한 젊은이가 지켜낸 대한민국의 오늘을 생각하면, 한 구의 유해가 품으로 돌아오는 순간은 단순한 확인을 넘어 ‘기억의 복원’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남은 호국영웅들도 하루빨리 가족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길 바란다.

[비즈데일리 이성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