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택건설 현장에서 공급 속도를 늦춰왔던 각종 규제를 현실에 맞게 손질한다. 소음 기준과 이격거리 등 현장 혼선을 줄여 주택 공급을 보다 빠르고 안정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취지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2월 10일부터 40일간 입법예고하고,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 소음 측정 기준 완화…단지 면적 제한 폐지
개정안의 핵심은 공동주택 건설 과정에서 적용되는 소음 규제의 합리화다. 현행 제도에서는 주택단지 면적이 30만㎡ 미만일 경우에만 고층부(6층 이상)에 대해 실외소음 기준(65dB)을 실내소음 기준(45dB)으로 대체 적용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이 같은 단지 면적 제한을 폐지해, 보다 많은 주택단지가 실내소음 기준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개선된다. 이를 통해 소음 기준 적용을 둘러싼 해석 논란과 사업 지연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환경영향평가와 주택 소음 기준 연계
정부는 소음 규제 정비와 함께 환경영향평가 체계도 손질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협업해 환경영향평가 안내서 개정을 병행 추진하고, 주택 건설 사업의 환경영향평가 시 주택법령상의 소음 기준을 함께 고려하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는 ‘공공주택특별법’ 개정 취지에 맞춰 제도 간 정합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 공장 인근 주택 이격거리 기준 합리화
공동주택과 소음배출시설 간 이격거리 산정 기준도 현실에 맞게 조정된다. 그동안 공장 인근에 주택을 건설할 경우, 실제 소음 영향과 관계없이 공장 부지 경계선으로부터 일률적으로 50m 이상 떨어져야 했다.
개정안은 소음배출시설과 공장 경계 간 거리가 이미 50m 이상 확보된 경우, 공동주택과 공장 경계선 간 이격거리를 최소 25m까지 완화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과도한 규제로 막혀 있던 주택 공급 여건이 개선될 전망이다.
■ 작은 도서관 설치 의무도 유연 적용
주민 편의시설 관련 규정도 일부 완화된다. 공동주택 인근에 이미 공공도서관 등 유사 시설이 있는 경우에는 단지 내 작은 도서관 설치 의무를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기준을 정비한다.
김규철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은 “이번 규제 정비를 통해 현장의 불필요한 부담을 덜고, 주택 공급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공급 여건 개선을 위해 제도 보완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개정안 전문은 2월 10일부터 국토교통부 누리집(정책자료-법령정보-입법예고·행정예고)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우편이나 누리집을 통해 의견 제출이 가능하다.
주택 공급의 병목은 거창한 정책보다 현장의 작은 규제에서 시작된다. 이번 기준 정비가 ‘속도’와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비즈데일리 유정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