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와 광주광역시가 전남·광주 행정통합 특별법을 둘러싼 중앙부처 검토 과정에서 핵심 특례가 대거 축소·배제된 데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내며, 국회 심사 단계에서 실질적인 권한 이양이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양 시·도는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 공동 대응 수위를 한층 끌어올릴 방침이다.
■ 중앙부처 검토에 ‘특례 후퇴’…시·도 공동 대응 선언
전남도와 광주시는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광주시당과 함께 지난 8일 목포대학교 남악캠퍼스에서 **‘전남광주특별법안 논의 제5차 간담회’**를 열고, 전남·광주 행정통합 특별법 추진 현황과 국회 대응 전략을 집중 점검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영록 전남도지사와 강기정 광주광역시장, 지역 국회의원들이 참석해 중앙부처가 제시한 검토 의견을 공유하고, 향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심사 과정에서의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 “374개 특례 중 상당수 불수용…특별법 취지 흔들려”
전남도와 광주시는 중앙부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전체 374개 특례 가운데 다수 조항이 불수용되거나 축소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특히 에너지산업을 포함한 핵심 특례 대부분이 반영되지 않으면서, 통합특별시에 과감한 권한을 이양하겠다는 정부의 기존 기조가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중앙부처는 ▲국가 전체 기준 유지 ▲관련 기본법 준수 ▲타 지자체와의 형평성 등을 주요 불수용 사유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참석자들은 “이런 논리라면 굳이 특별법을 만들 필요가 있는지 되묻게 된다”며 특별법 제정 취지 자체가 훼손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수정 수용된 특례들 역시 의무 규정이 임의 규정으로 바뀌거나, 추가 협의 절차가 삽입되는 방식이 많아 실질적인 권한 이양 효과가 크게 약화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 김영록 지사 “이름만 특별법…지금이 유일한 기회”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이대로라면 실질적 특례가 빠진 채 이름만 남은 특별법으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며 “행정통합을 지방 주도 성장과 국가 생존 전략의 출발점으로 강조한 대통령의 방향과 달리, 중앙부처는 여전히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기사업 특례와 관련해서는 제도의 구조적 한계를 짚었다. 김 지사는 “해상풍력 1기 규모가 10~15MW인데, 현행 제도상 도지사가 허가할 수 있는 범위는 3MW 이하에 불과해 풍력발전 1기조차 허가할 수 없다”며 “태양광은 40MW, 풍력은 100MW까지 발전 허가권을 이양해 주민 수용성을 높이고, 발전 수익을 지역과 공유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영농형 태양광·재정 특례도 ‘핵심 쟁점’
영농형 태양광과 관련해서도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농가 소득 증대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서남해안 RE100 산업단지에 재생에너지를 신속히 공급하기 위해서는 영농형 태양광 확대와 함께 특별시장에게 지구 지정 권한을 이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정 지원 문제에 대해서는 “통합특별시의 기반을 4년 만에 완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한시적 지원이 아니라 통합특별교부금 신설 등 항구적인 재정 지원 체계를 특별법에 명문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공동결의문 채택…국회·정부 압박 수위 높인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과감한 재정·권한 특례를 담은 ‘진짜 통합 특별법’ 제정 촉구 공동결의문도 채택됐다. 전남도와 광주시는 이를 토대로 국회와 정부 설득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김영록 지사는 “일단 법을 통과시키고 나중에 고치자는 말도 있지만, 지금까지 중앙부처의 행태를 보면 ‘나중’은 기약하기 어렵다”며 “정권 초기이자 시·도민의 지지가 모인 지금이 아니면 중앙의 기득권을 넘기기 어렵다. 지금이 유일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 향후 일정…국무총리 면담·법안소위 대응
김영록 지사는 9일 강기정 광주시장, 지역 국회의원들과 함께 국무총리 공관을 방문해 전남·광주 행정통합 특별법과 관련한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남도는 10~11일 열리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소위 심사에서도 핵심 특례 반영을 위해 국회의원들과 공조를 강화하고,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적극적인 대응을 이어갈 방침이다.
행정통합 특별법은 단순한 행정구역 개편이 아니라, 지방이 스스로 성장 동력을 설계할 수 있느냐를 가늠하는 시험대다. 특례가 빠진 ‘반쪽짜리 특별법’으로는 통합의 명분도, 성과도 담보하기 어렵다. 국회 심사 과정에서 중앙 논리가 아닌 지역의 현실과 미래를 기준으로 한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비즈데일리 최진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