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이 공공조달을 혁신 성장의 핵심 수단으로 삼고 제도 정비에 나섰다. 조달청은 공공분야 혁신조달을 확대해 신산업 육성과 기업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혁신제품 구매 운영 규정’ 개정안을 마련하고, 2월 3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연간 약 225조 원 규모의 공공조달시장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AI 신산업 등 정부 핵심 정책을 지원하고, 제도 곳곳에 남아 있던 숨은 규제를 정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 AI 혁신제품 평가 기준 신설…지정 문턱 낮춘다
개정안의 핵심은 AI 제품에 특화된 혁신제품 평가 기준을 새롭게 마련한 점이다.
AI 제품의 경우 신뢰성, 모델의 적합성, 활용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항목을 도입해, 기술력은 있으나 기존 기준에 맞지 않아 혁신제품으로 지정받기 어려웠던 기업들의 진입 장벽을 낮춘다는 취지다. 이를 통해 더 많은 AI 기반 제품이 공공조달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국산 부품·규제샌드박스 연계로 신산업 견인
조달청은 국내산 부품 50% 초과 사용을 혁신제품 신청 요건으로 신설해 국산 부품 개발과 활용을 촉진한다.
또 실증특례나 임시허가를 받은 규제샌드박스 제품을 혁신제품으로 연계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 제도 실험 단계에 머물던 신기술이 공공시장으로 빠르게 확산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 “같은 기술 반복은 제한”…지속 혁신 유도
이미 지정된 혁신제품과 동일한 기술로 재신청하는 경우, 지정기한을 최초 지정 시점으로 제한하도록 규정을 손질했다.
이는 기업이 동일 기술에 안주하지 않고, 후속 기술 개발과 고도화를 통해 지속적인 혁신에 나서도록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 심사 절차 간소화…기회는 더 넓게
기존에 2단계로 나뉘어 진행되던 공공성·혁신성 심사 절차를 통합해 기업의 행정 부담을 줄였다.
아울러 공급자제안형 혁신제품 지정 심사 횟수를 연 3회에서 4회로 확대해, 혁신기업들이 보다 자주 도전할 수 있도록 기회를 넓혔다.
■ 폐업·청년창업까지…혁신기술 ‘사장’ 막는다
혁신제품 지정서 이전 허용 범위도 대폭 확대됐다.
기존에는 기업의 포괄적 양도·양수나 합병에 한해 허용됐지만, 앞으로는 기업 폐업이나 청년창업기업으로의 이전도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혁신기술이 기업 폐업과 함께 사장되는 것을 막고, 청년창업기업의 자금 부담 완화와 새로운 도전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 특허 서류 간소화·협업 허용으로 현장 부담 완화
혁신제품 규격을 추가할 때 변경 내용이 경미한 경우에는 ‘특허적용확인서’ 제출을 생략하고, 기업이 제출한 ‘특허기술적용 확약서’로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혁신제품 추천 전문가인 스카우터를 통해 지정된 제품에 대해서는 제조자와 협업체 구성을 허용해, 조달청 예산으로 진행되는 혁신제품 시범구매에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 사후관리 강화…부실 운영엔 제동
혁신제품 시범사용 결과가 ‘미흡’으로 판정됐음에도 개선·시정조치를 이행하지 않거나 불성실한 경우에는 지정 연장에서 제외된다.
또 시범사용이나 사후관리가 부실한 기관에 대해서는 시범사용 기회 제한 조치를 적용해, 제도의 실효성과 운영 내실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 “AI 대전환 시대, 혁신조달로 뒷받침”
백승보 백승보 조달청장은 “AI 대전환이라는 국정과제에 발맞춰 AI·바이오·로봇·기후테크 등 미래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혁신조달을 확대하겠다”며 “혁신조달을 통해 신산업을 육성하고 우리 경제의 혁신 성장을 견인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민생과 규제 해소의 답을 찾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혁신기업이 민간과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공공조달은 단순한 구매가 아니라 시장을 여는 열쇠다. 이번 제도 개편이 혁신기업의 ‘첫 고객’ 역할을 넘어, 신산업 성장의 촉매로 작동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비즈데일리 장대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