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용인시의 한 반도체 생산시설 공사 현장에서 장시간 근로가 만연한 사실을 확인하고, 시공사와 하청업체들에 대해 엄중 조치를 예고했다. 이 현장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두 차례의 사망사고가 발생한 곳으로 알려졌다.
■ 근로감독 결과, 하청 근로자 66%가 주52시간 초과
고용노동부는 SK에코플랜트가 시공 중인 용인 반도체 생산시설 공사 현장의 하청업체 4곳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8일부터 31일까지 근로감독을 실시했다.
감독 결과, 총 1,248명의 출역 근로자 중 **827명(66.3%)이 주당 연장근로 한도(12시간)**를 초과해 일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휴일근로수당 등 3,700만원 상당의 임금이 미지급된 사실도 확인됐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지난 1월 15일 해당 업체들에 시정지시를 내리고, 오는 1월 28일까지 근로시간 개선 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실제 개선 여부는 5월 8일까지 검증하며, 미이행 시 즉시 사법조치할 방침이다.
■ 잇따른 사망사고에 추가 근로감독 착수
이번 감독의 배경에는 2025년 11월 발생한 건설노동자 고 박○○ 씨의 급성심근경색 사망사고가 있다. 당시 고인은 장시간 노동에 노출돼 과로가 의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올해 1월에는 같은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 고 배○○ 씨가 또다시 사망하면서, 고용노동부는 1월 22일부터 2월 13일까지 해당 하청업체 전 현장을 대상으로 추가 근로감독을 실시하기로 했다. 위법사항이 확인되면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다.
■ 혹한기 근로자 건강 보호 대책 강화
고용노동부는 동절기 건설노동자들의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 SK에코플랜트 현장 근로자 전원을 대상으로 혈관건강검사(1월 31일까지 완료 예정)를 진행 중이다.
또한 검사 완료 전까지는 야간‧철야작업 중지 행정지도를 시행하고, 한파특보가 발령되면 주요 현장에 대해 ‘한파안전 5대 기본수칙’ 점검, 특수건강검진, 작업환경 측정, 휴게시설 관리 등도 강화한다.
■ “주52시간제는 지켜야 할 최소 기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건설현장의 안전사고는 주로 물리적 위험 때문이지만, 용인 현장은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과로사 위험이 높다는 점에서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주52시간제는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며, 혹한기에는 혈관수축으로 뇌심혈관 질환 위험이 커지는 만큼 사업주와 시공사는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현장의 안전은 단순히 장비와 구조물의 문제를 넘어, ‘노동시간’이라는 기본적 조건에서 시작된다. 법정 근로시간 준수가 선택이 아닌 의무이자 생명선임을 다시 한 번 일깨워야 할 때다.
[비즈데일리 유정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