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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재외동포청, 1월의 재외동포에 故 이준구 태권도 사범 선정

태권도를 세계로...'태권도 한류의 시작' 이준구 사범

 

재외동포청은 2026년 1월 ‘이달의 재외동포’로 태권도의 세계화와 한미 스포츠 외교에 지대한 공헌을 한 故 이준구(1932~2018) 전 태권도 사범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 미국에 태권도 뿌리내린 개척자

故 이준구 사범은 태권도를 미국 사회에 처음 정착시킨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태권도를 단순한 무술 차원을 넘어 문화·스포츠·외교를 잇는 국제 교류의 매개체로 확장시키며, 오늘날 태권도가 세계적인 스포츠로 자리 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932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난 이 사범은 16세에 ‘청도관’에서 태권도를 접했고, 이후 1957년 미국 텍사스주립대학교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하던 중 태권도 클럽을 만들어 현지 학생들을 가르치며 미국 내 보급의 첫발을 내디뎠다.

 

■ 워싱턴 D.C.에서 꽃피운 태권도 외교

1962년 미 국방부 요청으로 워싱턴 D.C.로 거처를 옮긴 그는 **‘준리(Jhoon Rhee) 태권도장’**을 개관했다.
이후 미 하원의원이 강도 피해를 당했다는 기사를 계기로 태권도를 지도하며 미국 정치권에 태권도를 소개했고, 이는 미 하원 의사당 내 태권도장 개설로 이어졌다.

 

이 사범은 미국 전역에 60여 개의 태권도장을 설립하며 태권도를 대중 스포츠로 확산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 외교관 자녀에서 세계로…태권도 세계화 견인

이준구 사범의 활동 무대는 미국에 머물지 않았다. 그는 각국 주미 대사관에 직접 편지를 보내 외교관 자녀들에게 태권도를 권유했고, 임기를 마치고 귀국한 외교관들의 요청으로 태권도 사범 해외 파견의 길을 열었다. 이는 태권도 세계화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또한 무도가 불법이던 구소련을 방문해 고위 관계자들을 설득하며 무도 합법화와 태권도 확산에도 기여했다.

 

■ 세계적 인물과 함께한 태권도

이 사범은 브루스 리, 무하마드 알리 등 세계적 인물에게 태권도를 지도하며 태권도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렸다.

 

브루스 리의 추천으로 홍콩 영화 주연을 맡기도 했고, 무하마드 알리의 코치로 활동하며 그의 방한을 성사시키는 등 스포츠를 통한 국제 교류 확대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 보호장비 개발로 경기 안전성까지 혁신

제자의 경기 중 중상을 계기로 그는 태권도의 안전성 강화를 고민했다.

직접 머리·가슴·정강이·팔꿈치 보호장비를 개발했고, 이는 오늘날 세계 태권도 대회에서 사용되는 보호장비의 원형이 됐다. 이를 통해 태권도의 안전성과 경기성이 동시에 발전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 한미 우호와 스포츠 외교의 상징

이 사범은 미국 태권도 관계자들과 함께 한미 태권도인 우호 연수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으며, 이 과정에서 미 하원의원들과 함께 김대중 전 대통령을 접견했다.

 

이후 국회의원 태권도연맹 고문을 맡아 태권도를 통한 한미 우호 증진과 스포츠 외교 기반을 다졌다.

 

■ 미국과 한국이 함께 기린 공로

그의 공적을 기려 워싱턴 D.C.는 **2003년 6월 28일을 ‘준리(Jhoon Rhee)의 날’**로 지정했다.

또한 2000년에는 ‘미 역사상 가장 성공하고 유명한 이민인 203인’에 유일한 한국계 미국인으로 선정됐으며, 2009년에는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훈했다.

 

■ “태권도의 대부이자 한류의 시작”

김경협 재외동포청장은 “이준구 사범은 평생을 태권도에 바치며 미국과 세계 곳곳에 태권도의 가치를 전한 태권도의 대부이자 한류의 시초”라며 “그의 열정과 헌신이 후대에 오래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1월의 재외동포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오늘날 태권도가 ‘세계 공통의 스포츠 언어’가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름 없이 길을 닦은 개척자들이 있다. 故 이준구 사범의 삶은 태권도가 곧 문화이자 외교, 그리고 대한민국의 또 다른 얼굴임을 보여준다.

[비즈데일리 유정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