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계약을 둘러싼 분쟁에서 자주 등장하는 질문이 있다.
바로 **“계약금은 정확히 언제부터 받을 수 있느냐”**는 문제다.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는 계약금은 ‘계약 체결 시’ 받을 수 있다고 규정돼 있지만, 정작 이 문구가 의미하는 시점은 모호하게 느껴질 수 있다.
■ 계약서에 도장 찍은 날? 꼭 그렇진 않다
일반적으로는 분양계약서에 기명·날인·서명한 날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법령과 판례가 보는 **‘계약 체결 시점’**은 형식보다 실질에 가깝다.
즉, 계약서에 도장이 찍혔는지가 아니라 계약 내용에 대해 실제로 합의가 이뤄졌는지가 핵심 판단 기준이다.
■ ‘계약 체결’로 보는 실질적 기준은?
다음 요건 중 하나라도 충족된다면, 법적으로는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① 계약의 본질적·중요 사항에 대해 구체적인 합의가 있었는지
→ 분양 대상, 분양가, 대금 지급 방식 등 핵심 조건에 대해 당사자 간 의견이 일치했다면 성립 가능성이 높다.
② 장차 구체적으로 특정 가능한 기준·방법에 대해 합의했는지
→ 일부 세부 내용이 남아 있더라도, 추후 확정 가능한 기준이나 방법에 대해 합의했다면 계약 체결로 판단될 수 있다.
■ 도장보다 중요한 건 ‘실질적 합의’
이 같은 기준에 따라 사실상 분양계약이 체결된 이후라면, 계약서 날인 이전이라도 계약금 청구가 가능해질 수 있다.
이는 형식적 절차보다 실제 합의의 존재와 내용을 중시하겠다는 법의 취지를 반영한 해석이다.
■ 법 조항 한 줄, 분쟁의 갈림길 되기도
해당 기준은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1조 제2항 제1호’에 근거한다.
짧은 문구 하나가 계약금 반환, 위약금 분쟁 등 실무에서 큰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만큼, 분양 당사자 모두 주의가 필요하다.
분양계약에서 도장은 시작이 아니라 결과일 수 있다. 말로 합의한 순간부터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안다면, 계약 전 대화 한마디도 가볍게 넘길 수 없을 것이다.
[비즈데일리 유정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