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여권 일각에서 제기된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의 새만금 등 지방 이전 주장과 관련해 “혼란과 혼선을 초래한 만큼, 이제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시장은 9일 기흥ICT밸리 플로리아홀에서 열린 신년 언론브리핑에서 최근 청와대 대변인 발언의 한계를 지적하며 “기업 판단이라는 원론적 설명만으로는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다”며 “대통령의 본심이 무엇인지 국민 앞에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 “국가전략사업 책임 빠진 발언…혼선 키웠다”
이 시장은 “청와대 대변인이 ‘기업 이전은 기업이 판단할 몫’이라고 했지만, 국가전략산업에 대한 정부 책임이 빠져 있다”며 “그 정도 발언으로는 여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전론을 잠재우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특히 “브리핑 직후에도 여당 의원이 대통령을 거론하며 용인 반도체 산단의 새만금 이전을 주장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며, 정책 메시지 관리 실패를 지적했다.
■ “용인 산단은 국책사업…전력·용수는 정부 책임”
이 시장은 이동·남사읍 삼성전자 국가산단이 2023년 3월 정부가 발표한 국책사업이며, 원삼면 SK하이닉스 일반산단 역시 같은 해 7월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화단지는 전력·용수·도로 등 핵심 인프라를 정부가 책임지고 지원하는 곳”이라며, 이를 기업 판단으로 돌리는 것은 “정부의 책임윤리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 미국 텍사스 사례 제시…“정부가 먼저 길 닦았다”
이 시장은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투자 사례를 들어 정부 역할을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2021년 투자 발표 후 3개월 만에 인허가, 7개월 만에 착공이 가능했던 것은 주정부·시정부의 전폭적 지원 덕분”이라며, 용수·폐수·도로·교통·치안까지 종합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구축한 점을 강조했다.
실제 텍사스주는 세제 혜택을 제공했고, 윌리엄슨카운티와 테일러시는 도로 확장과 신규 도로 건설을 직접 지원했다.
■ “이전론은 산업 생태계 파괴…국가 경쟁력 훼손”
이 시장은 “용인 반도체 프로젝트는 이미 상당한 진척을 이뤘고, 삼성전자는 2025년 12월 LH와 분양계약을 체결, 보상도 20%를 넘겼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전을 주장하는 것은 국가 미래에 먹구름을 드리우는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반도체 산업 특성상 팹(Fab)–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 간의 지리적 근접성이 필수이며, 수도권 클러스터는 수십 년간 축적된 생태계라는 점도 강조했다.
■ “클러스터는 반도체 경쟁력의 핵심”
이 시장은 “반도체는 개별 기업이 아니라 협력 생태계 산업”이라며 “AI 반도체 시대에는 로직·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의 유기적 결합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도권에는 국내 소부장 기업의 **약 90%**가 집적돼 있고, 글로벌 기업들도 용인·화성·평택에 거점을 두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인위적 이전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 “태양광 전력은 한계…새만금 2.9배 필요”
전력 문제를 이유로 한 이전 주장에 대해 이 시장은 “반도체 팹이 요구하는 연중무휴·고신뢰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충족하기 어렵다”며, 태양광으로 용인 산단 전력을 대체하려면 새만금의 2.9배에 달하는 부지가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또한 출력 변동성 보완을 위한 송배전망·ESS 구축 비용 부담도 크다고 덧붙였다.
반도체는 ‘어디에 짓느냐’보다 ‘어떻게 지켜내느냐’의 문제다. 정치적 논쟁이 산업 전략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 이제는 대통령의 분명한 한마디로 혼선을 정리할 때다.
[비즈데일리 최진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