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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86억 올인·18년 적자… 안동소주 3대의 집념, 세계로 통했다

 

전 재산 86억 원을 쏟아부어 사라질 위기의 전통주를 되살리고, 18년 적자의 긴 터널을 지나 세계 무대에 오른 ‘안동소주 3대’의 집념 어린 이야기가 공개됐다.

 

지난 7일 방송된 EBS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에서는 국내 유일의 ‘3대가 함께 만드는 안동소주’의 주인공 박재서·박찬관·박춘우 가족의 여정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누룩 제조부터 40일간의 발효, 증류와 숙성에 이르기까지 500년 전통을 잇는 안동소주의 탄생 과정이 상세히 소개됐다.

 

대한민국식품명인 제6호인 1대 박재서 명인은 사라질 뻔한 우리 전통주의 명맥을 되살린 인물이다. 그는 중학생 시절부터 어머니를 도와 술을 빚었고, 이후 다양한 사업을 통해 자산을 축적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외국 국빈들에게 내놓을 대표적인 한국 술이 없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느낀 그는, 1990년 전 재산 86억 원을 투자해 안동소주 공장을 설립했다. 당시 군 복무 중이던 2대 박찬관 역시 아버지의 부름에 합류했다.

 

초기에는 연 매출 200억 원을 넘기며 승승장구했지만, 곧 18년간의 적자라는 혹독한 현실이 찾아왔다. 박찬관은 생계를 위해 병원·예식장·주유소 사업에 뛰어들었고, 번 돈을 보관할 곳이 없어 파출소 무기고에 맡길 정도였다는 일화는 모두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전통은 대를 잇지 않으면 사라진다”는 아버지의 한마디는 그의 선택을 바꿨다. 다시 안동소주로 돌아온 박찬관은 증류 방식을 개선해 탄내를 줄이고, 기존 고도주 중심이던 안동소주에 22도·19도 저도주를 도입하며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넓혔다.

 

이 변화는 결실로 이어졌다. 안동소주는 세계 3대 주류 품평회를 석권했고, 해외 시장 진출에도 성공했다. 2021년에는 대통령 설날 선물로 선정돼 청와대에 납품되는 성과를 거두며 전통주의 위상을 끌어올렸다.

 

이들의 사명감은 나눔으로도 확장됐다. 하회마을 인근에 안동소주 체험관과 대한민국 술 역사관을 조성하고, 청년 창업 공간을 무상 제공해 수익까지 청년들에게 돌려주고 있다. 현재는 3대 **박춘우**까지 가업에 합류하며 ‘3대가 함께 만드는 안동소주’라는 상징을 완성했다.

 

박춘우는 전통에 현대적 감각을 더한 신제품 개발로 안동소주의 미래를 준비 중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7세인 4대 역시 이미 가업 계승을 선언했다는 점이다.

 

전통을 지키는 선택이 곧 미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이들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에게 돈보다 값진 ‘계승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했다.

 

한편, 다음 주 방송에서는 ‘대통령을 단골로 만든 일식 요리사’ 편이 전파를 탄다. EBS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는 매주 수요일 밤 9시 55분 방송된다.


사라질 뻔한 전통을 지켜낸 힘은 숫자가 아닌 신념이었다. 안동소주 3대의 선택은 ‘지킨다는 것’이 가장 큰 투자일 수 있음을 증명한다.

[비즈데일리 장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