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겨울철 도로 위 숨은 위험요소인 빙판길 교통사고에 대해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눈에 잘 띄지 않는 **도로 살얼음(블랙아이스)**은 작은 부주의가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경각심이 요구된다.
도로 살얼음은 눈이나 비, 습기가 도로 표면에 얇게 얼어붙는 현상으로, 외관상 마른 도로처럼 보여 운전자가 위험을 인지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갑작스러운 미끄러짐과 제동 실패가 발생하기 쉬워 겨울철 교통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행안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2024년) 도로 결빙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총 4,112건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83명이 숨지고 6,664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고의 **78%(3,198건)**는 12월과 1월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 상태별로 보면 눈이나 비가 내리는 날보다 **맑거나 흐린 날에 발생한 사고가 54%**로 오히려 더 많았다. 이는 운전자가 노면 상태를 과소평가하기 쉬운 환경에서 사고 위험이 커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시간대별로는 출근 시간대인 오전 8시부터 10시 사이 사고가 가장 많았으며(798건), 치사율은 낮 12시부터 오후 2시 사이에 가장 높게 나타났다. 낮 시간대 기온 상승과 재결빙이 반복되는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겨울철 운전 시에는 출발 전 기상과 도로 정보를 반드시 확인하고, 상습 결빙 구간이나 사고 다발 지역을 미리 파악해 우회하거나 속도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빙판길에서는 차량 제동거리가 마른 노면보다 크게 늘어난다. 특히 승용차의 경우 제동거리가 최대 7배까지 증가할 수 있어, 평소보다 훨씬 넉넉한 안전거리 확보가 필수다.
또한 눈길이나 결빙 구간에서는 급가속·급제동을 피하고, 핸들을 급하게 조작하지 않는 등 부드러운 운전 습관이 요구된다. 스노체인 등 월동용 장비를 상시 구비하고, 미끄럼 방지 효과가 있는 겨울용 타이어 장착도 사고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황기연 행정안전부 예방정책국장은 “겨울철에는 날씨가 맑더라도 도로 결빙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고, 충분한 안전거리 확보와 안전속도 준수를 생활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블랙아이스는 ‘보이지 않는 위험’이다. 겨울철 사고 예방의 출발점은 기술보다도, 속도를 줄이고 거리를 넓히는 운전자의 작은 습관 변화다.
[비즈데일리 유정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