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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한국·영국 FTA 개선협상 타결…디지털·공급망 협력 새 장 열다

 

한국과 영국이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협상 타결을 공식 선언하며, 디지털 무역·공급망·혁신 협력 등 새로운 통상 규범을 담은 ‘차세대 포괄형 FTA’ 시대를 열었다.
이번 협상 타결은 브렉시트 이후 4년 만에 이뤄진 것으로, 양국 간 교역·투자 관계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 한-영 FTA 개선 협상 타결…양국 통상장관 공동선언 서명

산업통상자원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크리스 브라이언트 영국 산업통상부 통상담당장관은 12월 1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한-영 FTA 개선 협상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양국은 2021년 발효된 기존 FTA(한-EU FTA를 준용)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지난 2년간 6차례 공식 협상, 5차례 장관급 회담을 진행했으며, 이번 타결로 새로운 협정문 초안 마련을 완료했다.

 

여 본부장은 “이번 협상 타결은 확산되는 보호무역주의 속에서 자유무역질서를 강화하고 유럽 내 핵심 파트너인 영국과의 경제 협력 기반을 강화한 의미 있는 성과”라고 밝혔다.

 

■ ‘원산지 기준 완화’로 수출 경쟁력↑…자동차·K-푸드·화장품 수혜

기존 협정에서는 우리 수출품이 복잡한 원산지 기준을 충족해야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이번 개정으로 자동차·K-뷰티·K-푸드 등 주요 품목의 기준이 대폭 완화됐다.

  • 자동차: 무관세 적용을 위한 ‘부가가치 기준’이 기존 55% → 25%로 완화, 전기차 배터리 소재(리튬·흑연 등)의 수입 비중이 높아도 FTA 특혜 적용이 가능해졌다.

  • 화장품·화학제품: 단순 정제·혼합 등 국내 공정을 거치면 무관세 혜택 부여.

  • 가공식품(만두·떡볶이·김치 등): 원재료 역내산 요건이 삭제돼 수입 원재료 사용 시에도 무관세 적용 가능.

이로써 우리 중소·중견기업의 영국 시장 진출 문턱이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 정부조달·서비스 시장도 개방…한국 기업의 유럽 진출 교두보

협상에서는 영국의 정부조달 시장도 추가 개방됐다.
특히 영국의 고속철도 조달시장이 새롭게 열리며, 유럽 인프라 시장 진출을 모색 중인 국내 건설·엔지니어링 기업에게 기회가 확대된다.

 

또한 세종시·북아일랜드 행정부 등 주요 기관과의 조달 거래, 광고·세무·번역 등 서비스 산업 분야 개방도 확대돼
한국 기업의 B2B·공공부문 진출 가능성이 커졌다.

 

온라인게임·AI·디지털헬스 등 신산업 서비스 분야도 포함돼, 국산 게임과 기술 기반 스타트업의 유럽 시장 진입 안정성이 강화됐다.

 

■ “영국 진출 인력비자 완화”…한국 엔지니어 입국 절차 간소화

이번 협정에서는 비자제도 개선도 주요 성과로 꼽힌다.
영국 내 제조공장 설립이나 설비 유지보수 인력에 대해 영어 능력 요건 없는 비자 타입을 허용, 한국 본사 및 협력업체 인력도 서비스 계약 형태로 입국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바이오·IT·첨단제조 분야의 전문인력 체류 요건을 간소화해 한-영 간 기술·인재 교류가 보다 활발해질 전망이다.

 

■ 디지털무역·공급망·혁신 협력 신설…“FTA 그 이상”

기존 통상 규범을 뛰어넘는 신규 3대 협력 챕터도 신설됐다.

1. 디지털 무역

  • 국경 간 데이터 이전 자유화

  • 현지화 의무 및 소스코드 제출 요구 금지

  • 온라인 소비자 보호 규범 강화

 

2. 공급망 협력

  • 희토류·배터리 등 핵심 소재 공급난 발생 시
    10일 내 긴급회의(핫라인) 가동, 대체 공급처 정보 공유 및 B2B 매칭 지원.

 

3. 혁신 협력

  • 한-영 혁신위원회’ 신설 → AI·자율주행·생명공학·첨단제조 분야 공동연구 및 투자 확대 논의.

 

또한 양국은 시청각 공동제작협정을 현대화하여 K-콘텐츠 및 영국 영화·드라마의 공동제작을 확대하고, 문화콘텐츠 분야 협력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기로 했다.

 

■ “FTA+혁신+AI 협력까지”…포괄적 경제동맹으로 발전

브라이언트 영국 통상담당장관은 “K-드라마, K-팝 등 한국 문화는 이미 영국에서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며 “이번 협상 타결로 양국 서비스 산업이 한층 강화되고, 양국 경제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한구 본부장은 “이번 개정 FTA는 시장 개방을 넘어 디지털·공급망·혁신 협력까지 포괄하는 미래형 통상협정”이라며 “한국 기업이 영국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한-영 FTA 개정은 단순한 ‘무역협정’이 아닌, 디지털·공급망·혁신을 아우르는 전략적 경제동맹의 출발점이다. AI, 전기차, K-콘텐츠까지 포용한 이번 협정은 한국 통상의 미래 방향을 보여준다.

[비즈데일리 장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