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구상금 청구 절차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건강보험 급여 사유가 발생했을 때 공단이 구상권을 행사하더라도, 전문가 자문을 통해 책임 비율을 합리적으로 산정하는 내부 절차를 마련하라는 것이다.
■ 여행 중 사고… 여행사에 ‘치료비 전액’ 구상금 청구
여행사 대표 ㄱ씨는 ㄴ씨에게 해외 패키지여행 상품을 판매했다. 그러나 ㄴ씨는 여행 중 계단에서 넘어져 부상을 입었고 귀국 후 치료를 받았다.
이후 공단은 “여행사 책임”을 이유로 ㄱ씨에게 치료비 중 공단 부담금 전액에 대한 구상금을 청구했다.
ㄱ씨는 “여행객에게 충분히 안전 주의사항을 안내했는데 책임 전액을 여행사에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며 국민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제기했다.
■ 권익위 조사 결과: “여행사 책임 입증 어려워… 책임 비율 산정조차 안 돼”
조사 결과, 여행사는 여행 중 안전 확보 의무가 있지만, ㄱ씨는 여행 일정표·설명서를 통해 사전 안내를 했고 사고 원인이 여행사의 과실 때문이라는 객관적 자료도 확인되지 않았으며 설령 책임이 일부 인정되더라도 책임 비율에 따라 구상금이 산정되어야 함에도 공단은 이에 대한 절차를 전혀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권익위는 공단이 구상금 전액을 청구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 구상금 결정 취소·책임 비율 재산정 요구
이에 국민권익위는 공단에 ㄱ씨에게 내린 구상금 결정 통보를 취소하고 사고 과실 여부를 판단해 책임 비율을 산정한 후 구상권 행사 여부를 결정하도록 의견을 표명했다.
또 향후에는 유사 사례 방지를 위해 전문가 자문을 통한 책임 비율 산정 절차를 의무화하는 내부 기준을 마련하라고 제도개선을 요구했다.
공단은 이러한 개선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여행객·여행사·공단 모두 책임 구조 투명해야”
국민권익위 한삼석 부위원장은 “해외여행 증가로 예기치 못한 사고가 늘고 있다”며 “여행사는 사전 안내 의무를 지켜야 하고, 여행객도 여행지 정보를 숙지해 위험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사고가 발생했다면 원인에 따라 책임을 합리적으로 나누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며 개선 의지를 강조했다.
구상권 행사는 국민과 기업 모두에게 민감한 사안이다. 공단의 책무 역시 중요하지만, 책임 비율을 제대로 따지지 않은 ‘일괄 청구’는 분쟁을 키울 수 있다. 제도적 정교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비즈데일리 유정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