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0일 여신금융협회장 및 카드사·캐피탈사·신기술사업금융사 CEO 15명과 간담회를 갖고,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와 생산적 금융 전환을 위한 업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간담회는 이 위원장 취임 이후 여신전문금융업계와의 첫 공식 소통 자리로, 최근 금융보안 문제, 소비자 신뢰 회복, 신산업 대응 전략 등이 폭넓게 다뤄졌다.

■ “소비자 보호·신뢰 회복이 여신금융의 핵심 가치”

이억원 위원장은 경기 회복과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정부 정책 추진 과정에서 여신전문금융업계의 협조와 상생 노력에 감사를 전하며, “여전업권은 국민 생활과 밀접한 금융산업으로서 소비자 보호와 신뢰 확보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발생한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사고를 언급하며 “이는 금융보안에 대한 안일한 인식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보안 강화와 재발 방지 노력으로 금융소비자의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고 강하게 당부했다.

■ 복잡한 PG 결제구조 개선… “소비자 피해 막는 규율체계 마련”

이 위원장은 다단계 PG(결제대행사) 구조 확산이 카드업권의 책임 있는 관리 부재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복잡한 결제 구조 속 사각지대에서 발생하는 피해를 막기 위해 정부는 선·직불 전자지급수단과 카드결제 간 규제 차익을 해소하고, PG를 통한 카드결제 규율체계를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카드산업의 특성상 가맹점과 회원 모두를 ‘소비자’로 인식해야 한다며, “그간 카드산업 성장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의무수납제·소득공제 등)에 힘입은 만큼, 앞으로도 가맹점·회원과의 상생, 결제 안정성 확보라는 공공적 가치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캐피탈·신기술금융업에 “혁신적 모델로 생산적 금융 이끌어야”

소비 행태가 빠르게 ‘소유에서 경험으로’,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전환되는 만큼, 이 위원장은 캐피탈업계에도 “본업과 연계한 부가상품을 개발해 새로운 소비자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공유·구독경제 확산에 맞춰 렌탈 취급 한도 완화 등 제도개선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신기술금융업권에는 “벤처기업의 성장단계별 자금 공급을 확대해 장기 성장동력 육성의 선도 역할을 해야 한다”며 “투자 운용의 자율성을 보장하되, 창업자에게 과도한 연대책임을 묻지 않도록 투자자·피투자자 보호 장치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미성년자 금융 접근성 개선 등 소비자 편익 확대

업계는 간담회에서 ▲미성년자 체크카드 발급 연령 확대 ▲후불교통카드 이용한도 상향 ▲캐피탈사 통신판매업 허용 ▲렌탈 취급한도 완화 등을 건의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소비자가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과제들인 만큼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또 “법적·제도적 지원이 필요한 사안은 금융당국이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 “건전성 관리·청년 일자리 확대에도 업계 동참해야”

마지막으로 이 위원장은 “여신전문금융사는 수신 기능이 없어 자금조달 구조가 외부차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연체율 등 **건전성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청년 일자리 확대를 통해 금융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달라”며 업계의 적극적 참여를 요청했다.

이번 간담회는 여신금융업계가 단순한 대출·결제 산업을 넘어, 소비자 중심의 혁신 금융과 신뢰 회복을 다짐한 자리였다. 특히 정보보안 강화, PG 규율 정비, 청년 일자리 확대 등은 ‘지속 가능한 금융 생태계’로의 전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비즈데일리 장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