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표 수출 품목인 ‘김(Gim) 제품’이 세계 식품 표준 무대에 오른다.
해양수산부는 11월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제48차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총회’**에서 우리나라가 제안한 ‘김 제품의 세계 규격 전환 신규 작업’ 안건이 공식 승인됐다고 밝혔다.
■ 한국 김, 세계 식품 표준 무대에 진출
이번 성과는 지난해 10월 정부가 발표한 **‘김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의 후속 조치로,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김의 국제 규격화 작업을 이끌게 된 첫 사례다.
코덱스(CODEX) 규격은 전 세계 식품 무역의 기준으로, 품질·위생·표시·시험법 등을 국제적으로 통일한 표준이다.
김의 세계 규격이 제정되면, 수입국의 개별 규제 대응 부담이 줄고, 국제교역에서 발생하는 분쟁 해결 기준이 명확해져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
■ 마른김·구운김·조미김 3종 세계 규격 추진
이번에 세계 규격으로 전환되는 김 제품은 ▲마른김 ▲구운김 ▲조미김 등 3종이다.
이들은 현재 아시아 지역 규격으로 등록되어 있으며, 김 외에도 파래, 감태, 매생이 등 다양한 해조류를 원료로 사용하는 한국 김의 특성이 반영되어 있다.
세계 규격으로 전환되면, 한국 김이 가진 품질 경쟁력과 다양한 제조 형태가 국제 기준으로 인정받게 된다.
■ 인삼·고추장 이어 세 번째 ‘한국식품 세계규격’ 도전
코덱스 세계 규격은 일반적으로 8단계의 심의 절차를 거친다.
하지만 김 제품은 이미 지역 규격으로 채택된 상태이기 때문에 1·2단계를 생략하고 3단계부터 시작, 상대적으로 빠른 절차로 진행된다.
한국은 이미 ▲인삼 제품(2015년 제정) ▲고추장(2020년 제정) 등의 세계 규격 제정 경험을 갖고 있으며, 김이 이 과정까지 마무리되면 한국 수산물 중 최초로 세계 규격을 주도 제정하는 사례가 된다.
■ 10여 년 노력의 결실…세계 시장 향한 발판
우리나라는 2010년 처음 김 규격화를 제안한 이후, 2017년 아시아 지역 규격 채택을 이끌어내며 국제적 기반을 다졌다.
이후 유럽 등 해조류 소비가 익숙하지 않은 지역으로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지역 규격을 세계 규격으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다.
그 결과, 지난 9월 아시아지역조정위원회에서 전환 작업 개시 승인을 받은 데 이어 이번 총회에서 정식 신규 작업 승인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 해수부 “김 산업, 세계 시장의 표준으로”
박승준 해양수산부 어촌양식정책관은 “김 제품의 세계 규격 제정이 완료되면,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최초의 수산물 세계 표준이 된다”며 “한국식품연구원 등 전문기관과 협력해 김 외에도 우수한 국산 수산물의 국제 규격화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김’은 더 이상 한국의 반찬이 아니라 세계가 먹는 프리미엄 수산식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번 코덱스 승인으로 한국 김이 ‘글로벌 식품 규격’이라는 무대에 오르게 된 것은, K-푸드 산업이 품질 중심의 글로벌 스탠더드로 진화하고 있음을 상징하는 사건이다.
[비즈데일리 장대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