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부가 8일부터 13일까지 14개 유엔참전국의 참전용사와 유가족 80명을 초청, ‘2025 유엔참전용사 재방한 행사’를 진행한다.
이번 초청은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을 기념해 마련된 것으로,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참전용사들의 조국인 미국, 영국, 벨기에, 콜롬비아, 튀르키예 등 14개국이 참여한다.
■ 전 세계 14개국 80명, 6일간의 ‘추모와 감사 여정’
이번 재방한에는 참전용사 13명과 유가족 41명, 전사 및 실종 장병의 유족 26명이 함께한다.
6·25전쟁에서 자유와 평화를 위해 헌신한 이들이 다시 한국 땅을 밟는 뜻깊은 시간이 될 전망이다.
■ 전장의 기억을 간직한 참전용사들
이번 방문단 중 최고령은 100세의 루이스 A. 가르시아 벨란디아 콜롬비아 참전용사다.
그는 1952년 **‘불모고지(Old Baldy) 전투’**에서 대한민국 국군·미군과 함께 싸워 600여 명의 적군을 제압했지만, 동료 220여 명을 잃는 아픔도 겪었다.
또한 빌럼 프레데릭 판 스트라렌 네덜란드 참전용사는 전쟁 이후 72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을 재방문한다.
그는 황해도 인근 해역에서 지원사격 임무를 수행하며 “당시 피난민과 부상병을 구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 전사자 유족들의 뭉클한 귀환
벨기에의 미셸 에메 드몰 참전용사는 전사한 형 오스카 드몰의 뜻을 기리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오스카 드몰은 1953년 잣골 전투에서 전사, 그 공로로 벨기에 왕실로부터 레오폴드 2세 십자훈장을 추서받았다.
영국의 윌리엄 로리머 하사의 딸 제인 M. 파크(78세) 역시 한국을 방문했다.
로리머 하사는 임진강 전투 중 전사해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잠들어 있으며, 그의 두 동생 또한 참전했다.
가족 전체가 전쟁의 희생을 감내한 ‘참전 가문’으로 남았다.
튀르키예 유가족들도 감동의 사연을 전했다.
한 유가족은 “전사하신 아버지의 편지를 뒤늦게 받았다”며 “그분의 유해를 찾아 유엔기념공원에 모시고 싶다”고 말했다.
■ 헌화·기념식·음악회로 이어지는 추모 일정
참석자들은 9일 전쟁기념관 헌화식을 시작으로, 11일에는 부산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 기념식과 감사 오찬에 참여한다.
이후 서울로 이동해 창덕궁 관람과 **KBS홀 ‘영웅을 위한 음악회’**에 참석한 뒤, 13일 출국할 예정이다.
■ “참전영웅의 희생, 대한민국 역사에 영원히”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은 “유엔의 이름 아래 함께 싸운 참전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은 영원히 대한민국의 역사 속에 남을 것”이라며 “정부는 유가족에 대한 예우와 국제보훈사업을 지속 강화해 참전국과의 연대를 더욱 견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세대와 국경을 넘어선 감사의 자리다. 참전국들의 헌신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만큼, 기억과 보훈의 국제적 연대가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지길 바란다.
[비즈데일리 이성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