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중소형마트 ‘엔마트’가 최근 온라인도매시장을 통해 제주도 영농조합법인과 감자 직거래를 성사시키며 지역 간 디지털 유통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이번 거래는 산지와 소비지가 직접 연결되는 구조로, 중간 유통 단계를 생략하고 산지에서 소비지로 바로 물류가 이뤄졌다. 이는 온라인도매시장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유통 패러다임의 확산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 농산물 유통의 ‘디지털 전환’ 가속
온라인도매시장은 농림축산식품부가 개설·운영 중인 플랫폼으로, 생산자와 유통·소매업체가 직접 거래할 수 있는 디지털 기반 시장이다. 프랜차이즈, 식자재마트, 온라인소매업체 등 다양한 소비지 주체들이 시공간 제약 없이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존에는 농산물이 산지 → 도매시장 → 소비지로 이동하는 복잡한 구조였지만, 온라인도매시장에서는 상품이 산지에서 바로 배송된다. 이로 인해 도매시장 반입, 상하차, 재포장 등 중간 물류 절차가 생략되며 운송비와 포장비가 절감되고, 신선도와 가격 투명성은 높아지고 있다.
■ 참여자 5,300명 돌파… 누적 거래액 1조 원 달성
현재 온라인도매시장에는 전국 약 5,300여 명의 판매자와 구매자가 참여 중이며, 지난 11월 3일 기준 누적 거래액이 1조 원을 돌파했다. 특히 식자재마트·프랜차이즈·온라인소매업체 등 소비지 중심 기업의 참여가 빠르게 늘면서, 중소형 유통업체도 안정적으로 원물을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 현장 성과도 ‘눈에 띄는 변화’
온라인소매 플랫폼 ‘온브릭스’는 충북 지역의 스테비아 방울토마토 산지를 발굴해 온라인도매시장을 통해 직접 배송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기존 오프라인 거래 대비 유통비용률은 14.3%p 줄고, 농가 수취가는 7.7% 상승했다.
또한 프랜차이즈 카페에 음료용 생과일을 납품하는 KG케미칼은 기존 도매시장 경유 방식을 버리고, 온라인도매시장을 통해 산지 직송으로 통수박을 공급받으며 직거래 체계 전환에 성공했다.
■ 지역 물류 효율화도 ‘가시화’
경남 거제의 일부 슈퍼마켓은 열악한 물류 여건 탓에 오프라인도매시장에 의존해 왔으나, 온라인도매시장 참여 이후 다품목 소량배송이 가능해지며 거래 만족도가 높아졌다.
‘경남거제수퍼마켓협동조합’을 중심으로 공동구매가 확대되며 파프리카, 양파, 계란 등 품목 다양화와 합배송을 통한 물류비 절감(약 12.4%) 효과도 확인됐다.
■ 정부 “중소업체 참여 확대 유도할 것”
농식품부 박은영 유통정책과장은 “온라인도매시장은 시공간의 제약을 뛰어넘는 개방형 플랫폼으로, 기존 도매시장 참여가 어려웠던 다양한 주체들의 진입을 돕고 있다”며 “판매자 가입 기준 완화 이후 중소업체 신규 참여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박 과장은 이어 “현장 수요를 면밀히 살피며 온라인도매시장 활성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도매시장은 단순한 유통 혁신을 넘어, 지역 간 경제 격차를 완화하고 농가와 소비자 모두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디지털 직거래 생태계’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비즈데일리 장대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