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납품 가격을 사전에 짜고 맞춘 육가공업체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국민 식탁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먹거리 담합이 확인되면서 강도 높은 제재가 내려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마트에 돼지고기를 납품하는 과정에서 입찰가격과 견적가격을 사전에 합의한 9개 돼지고기 가공·판매사업자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총 31억 6,5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이 중 6개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이마트는 육가공업체로부터 돼지고기를 공급받아 판매할 때, 별도 브랜드 없이 판매되는 ‘일반육’과 업체 브랜드가 부착된 ‘브랜드육’으로 구분한다. 브랜드육은 사육 환경이나 생산 방식에 차별성을 둔 제품으로, 일반육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조사 결과 일반육 납품 과정에서는 입찰 담합이 이뤄졌다. 8개 업체는 2021년 11월부터 2022년 2월까지 진행된 총 14차례 입찰 중 8건(약 103억 원 규모)에서 삼겹살과 목심 등 부위별 가격 또는 최소 입찰가를 사전에 합의한 뒤 투찰한 것으로 드러났다.
브랜드육에서도 유사한 방식의 담합이 확인됐다. 5개 업체는 2021년 7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총 10차례(약 87억 원 규모)에 걸쳐 견적서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가격을 미리 맞춘 뒤 동일한 수준으로 제출했다.
이마트는 납품가격에 일정 마진을 더해 판매가격을 결정하는 구조인 만큼, 이 같은 담합은 결국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다. 실제로 소비자들은 담합으로 인해 인상된 가격을 그대로 부담하는 결과를 떠안게 됐다.
이번 조치는 국민들이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돼지고기 유통 과정에서 발생한 담합을 처음으로 적발·제재한 사례다. 공정위는 먹거리 분야의 가격 왜곡을 바로잡고 생활 물가 안정을 유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식료품 시장 전반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방침이다. 현재 조사 중인 밀가루, 전분당, 계란 등 주요 식품 담합 의혹에 대해서도 신속히 결론을 내리고, 위법 행위가 확인될 경우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먹거리 담합은 단순한 기업 간 위반을 넘어 국민 생활비를 직접 압박하는 문제다. 이번 제재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식품 유통 구조 전반의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
[비즈데일리 유정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