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13 (금)

  • 맑음동두천 11.8℃
  • 흐림강릉 5.4℃
  • 맑음서울 13.2℃
  • 맑음대전 13.0℃
  • 구름많음대구 9.1℃
  • 울산 5.5℃
  • 맑음광주 14.6℃
  • 구름많음부산 9.1℃
  • 맑음고창 12.6℃
  • 맑음제주 12.2℃
  • 맑음강화 11.2℃
  • 구름많음보은 10.1℃
  • 맑음금산 11.2℃
  • 맑음강진군 14.7℃
  • 구름많음경주시 6.8℃
  • 구름많음거제 9.3℃
기상청 제공

생활

공정위, 효성·효성중공업 동의의결 확정…기술자료 보호·상생자금 지원

기술유용에 대한 동의의결 첫 사례로, 상생협력의 새로운 모델 제시

 

공정거래위원회가 효성과 효성중공업의 하도급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동의의결안을 최종 확정했다. 기술자료 요구·관리 관행을 개선하는 한편, 협력업체 지원 자금도 함께 마련해 수급사업자 보호와 상생 기반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공정위는 2월 4일 ㈜효성 및 효성중공업㈜의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사건과 관련해 동의의결안을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기술자료 관리 개선 중심으로 동의의결 확정

앞서 공정위는 신청인들의 동의의결 요청을 바탕으로 거래 경위와 실제 피해 발생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제재만으로 끝내기보다 수급사업자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2025년 5월 23일 동의의결 절차 개시를 결정했고, 이후 신청인들과의 협의를 통해 잠정안을 마련한 뒤 이해관계자와 관계부처 의견 수렴을 진행했다.

 

공정위는 현장 의견을 추가 반영해 수급사업자의 실익을 높이는 방향으로 최종안을 확정했다.

 

기술자료 요구·도면 관리 관행 중단

확정된 동의의결안에 따르면 효성과 효성중공업은 협력업체로부터 받은 기술자료를 사전 승인과 사후 검수 목적에 한해서만 활용해야 한다.

 

또 정당한 사유 없이 기술자료를 요구하거나, 제출받은 부품도면과 동일한 도면을 별도로 작성·등록·관리하는 행위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기술자료 요구와 비밀유지계약 체결 과정도 손질한다.

 

관리시스템에는 기술자료 자가점검 기능을 강화하고, 표준서식만 사용하도록 개선할 계획이다. 이행 점검을 위해 정기적인 자체감사를 실시한 뒤 그 결과를 공정위에 보고해야 한다.

 

가이드라인 배포·임직원 교육 실시

신청인들은 기술자료의 개념과 예시, 판단 기준 등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제작해 배포하고 수급사업자에게도 관련 내용을 안내할 예정이다.

 

또 내부 임직원을 대상으로 주기적인 교육과 평가를 실시해 기술자료 보호 조치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도록 할 방침이다.

 

아울러 협력업체로부터 제공받은 기술자료에 대해 정기 점검을 실시하고, 보유 목적이 종료됐거나 보유 기한이 지난 자료는 모두 폐기하기로 했다.

 

수급사업자 지원에 34억 원대 투입

공정위는 이번 동의의결안에 수급사업자 지원 대책도 포함했다.

 

우선 기술자료 요구·유용행위 대상이 된 수급사업자에게는 노후 금형 신규 개발, 부품 경량화, 안전등급 획득, 산학협력 지원 등을 위해 총 11억2960만 원을 지원한다.

 

별도로 협력업체의 근로환경과 안전 개선을 위해 총 23억 원의 상생자금도 마련된다.

 

구체적으로는 품질 향상과 생산성 개선을 위한 설비 구입 자금으로 16억4000만 원이 지원되며, 이동식 에어컨과 휴게시설 설치 등 근로환경 개선에 2억4000만 원,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설비 지원에 4억2000만 원이 각각 투입될 예정이다.

 

“제재보다 실질 지원 원했다” 현장 반응

공정위에 따르면 주요 수급사업자 12곳의 의견을 들은 결과, 전원이 이번 동의의결안에 대체로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들 업체는 제재 중심 조치보다 실질적인 지원책이 포함된 방식으로 사건이 처리되기를 희망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특히 거래질서 회복 대책에 대해서는 목적이 불분명한 기술자료 요청을 줄이고, 기술 유출 우려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상생 자금 지원 역시 영세 협력업체의 생산설비와 작업환경 개선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조치라는 반응을 얻었다.

 

기술유용 첫 동의의결 사례

이번 결정은 2022년 7월 하도급법상 동의의결 제도가 도입된 이후 기술유용 행위와 관련해 처음 적용된 사례다.

 

공정위는 이번 사례가 단순 제재를 넘어 수급사업자의 실질적인 권익 보호와 지원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보고 있다.

 

또 제조업 전반에 기술보호 문화 확산의 계기가 되고, 향후 하도급 생태계 전반의 상생 모델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다.

 

공정위는 앞으로 한국공정거래조정원과 함께 효성과 효성중공업이 동의의결 내용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점검하고, 기술유용 행위에 대한 감시도 계속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하도급 거래에서 기술자료는 중소 협력업체의 핵심 경쟁력이다. 이번 동의의결이 단순한 사건 종결에 그치지 않고, 원청의 기술자료 관리 관행을 실제로 바꾸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점에서 향후 이행 점검이 더욱 중요해 보인다.

[비즈데일리 유정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