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채무조정 중인 취약계층과 신용도가 낮은 개인사업자의 경제활동 복귀를 돕기 위한 ‘재기 지원 카드상품’ 출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위는 9일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구체적인 출시 일정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해 12월 대통령 주재 금융위 업무보고에서 발표된 재기 지원 카드상품을 보다 신속하게 현실화하기 위한 후속 조치다.
■ “재기 지원은 비용 아닌 미래 고객 투자”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모두 발언에서 저성장과 양극화가 고착화되는 상황에서 포용금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와 고금리 여파로 연체와 폐업을 겪은 이들이 다시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금융회사에 부담이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고객 기반을 확보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상품은 소상공인 현장 간담회에서 제기된 애로사항을 토대로 설계된 만큼, 채무조정 중인 이용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신용점수 기준으로 배제되는 사례가 없도록 세심한 운영을 주문했다.
■ 채무조정 중이어도 ‘후불교통 체크카드’ 가능
이번 재기 지원 카드상품의 핵심은 채무조정 이행 중인 이용자의 이동권과 경제활동 편의를 보장하는 데 있다. 현재 연체가 없다면 신용점수와 관계없이 카드사가 제공하는 후불교통 기능이 탑재된 체크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
기존에는 채무조정 정보가 신용정보원에 등록돼 있으면 민간 금융서비스 이용이 사실상 제한됐지만, 앞으로는 해당 정보가 남아 있더라도 후불교통 기능 이용이 가능해진다.
초기 월 이용 한도는 10만 원이며, 연체 없이 정상 상환이 이어질 경우 최대 30만 원까지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이후 카드사의 신용평가를 거쳐 대중교통 외 일반 결제도 허용될 예정이다. 다만 금융회사 연체나 체납 정보가 새로 등록될 경우 후불교통 기능은 즉시 중단된다.
■ 신용 회복·재기 위한 ‘디딤돌’ 역할 기대
금융위는 이 카드가 채무조정 이행 중인 이들의 일상적인 이동과 소액 결제를 가능하게 해 경제활동의 연속성을 높이고, 상환 이력을 쌓아 신용점수 회복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대상자는 2025년 말 기준 약 33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 개인사업자엔 ‘햇살론 카드’ 별도 지원
신용하위 50% 이하 개인사업자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신용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연체가 없고 연간 가처분소득이 600만 원 이상이면, 채무조정 중이라도 6개월 이상 성실 이행 시 카드 발급 대상에 포함된다.
이 상품은 개인사업자의 경영활동을 고려해 월 이용 한도를 300만~500만 원으로 설정해 기존 개인 대상 햇살론 카드보다 상향했다. 보증은 서민금융진흥원이 맡고, 보증료는 전액 면제된다. 카드대출, 리볼빙, 결제대금 연기 등은 제한되며, 해외 및 불건전 업종 결제도 차단된다.
개인사업자 햇살론 카드는 총 1,000억 원 규모로 공급되며, 9개 카드사가 200억 원을 출연해 재원을 마련한다. 지원 대상은 약 2만5천~3만4천 명으로 예상된다.
■ 3월 말부터 순차 신청…운영 성과 따라 확대 검토
개인사업자 햇살론 카드는 3월 23일부터 7개 카드사와 9개 은행(겸영 카드사 포함)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후불교통 체크카드 보증 신청은 2월 20일부터 서민금융진흥원에서 가능하며, 신용관리 교육과 보증 약정 체결 후 카드가 발급된다.
금융위와 카드업권은 출시 이후 발급 규모와 연체 추이를 점검해 한도 조정과 추가 공급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재기의 첫걸음은 거창한 대출이 아니라,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금융 접근성이다. 이번 재기 지원 카드가 신용 회복과 자립의 실질적인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
[비즈데일리 장대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