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학의 발전으로 암은 더 이상 ‘불치병’이 아니다. 조기 진단 기술의 발달과 면역항암제, 표적치료제의 등장으로 생존율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하지만 한 가지 변하지 않는 현실이 있다. 바로 암 치료비의 막대한 부담이다. 생명을 이어가는 일은 이제 치료 기술만큼이나 경제적인 체력 싸움이 되어가고 있다.
생존율은 높아졌지만, 치료비는 더 가파르게 오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암 관련 의료비 지출은 연간 10조 원을 넘어섰다.
암 환자의 본인 부담률이 5% 수준으로 낮다고 해도, 전체 치료비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실질적 부담은 여전히 크다.
항암제 한 번 맞는 데 수백만 원이 들고, 면역항암제나 표적치료제처럼 최신 치료를 선택할 경우 수천만 원, 많게는 1억 원 가까이 비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급여 적용 여부에 따라 치료비는 몇 배씩 차이가 나 환자 입장에서는 치료 선택 자체가 경제적 판단의 영역으로 밀려나고 있다.
암 보험, 진단비보다 치료비 중심으로 바뀌어야
암 진단보험은 한때 국민 보험이라 불릴 정도로 보편화되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상품은 ‘진단비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
진단 후 실제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액의 비용은 보장되지 않거나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최근 보험업계에서는 ‘암 주요치료비’ 특약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수술, 항암, 방사선, 약물 치료 등 실제 치료 과정에서 드는 비용을 포괄적으로 보장하는 상품이다.
문제는 약관 문구에 따라 보장 범위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특정 항암제만 해당된다”거나 “비급여 항목 제외” 같은 조항이 숨어 있으면, 막상 치료 단계에서 보험금 지급이 거절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생명을 위한 ‘재정 계획’, 선택이 아닌 필수
암 치료는 단기간의 의료 행위가 아니라, 장기적인 회복과 관리의 과정이다.
따라서 단순히 ‘보험에 가입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자신의 가족력, 직업, 경제적 여건에 맞춰 암 치료비 시나리오를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젊은 세대일수록 “나와는 상관없다”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조기 진단 비율이 높아진 만큼, 치료비를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생존 이후의 삶의 질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기자의 한마디
의학은 암을 ‘치료 가능한 질병’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재정적 대비 없이는 치료 이후의 삶을 지탱하기 어렵다. 암 치료비는 더 이상 의료의 문제가 아니라 생활의 문제다. 건강검진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재정검진’이다. 암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방법은 치료비를 미리 대비하는 지혜일 것이다.
비즈데일리 이보경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