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금요시리즈 ‘러브 미’(연출 조영민, 극본 박은영·박희권, 제작 SLL·하우픽쳐스) 가 겨울 감성에 어울리는 섬세한 멜로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잔잔한 분위기의 가족극이지만, 매회 예상 밖의 전개와 강렬한 엔딩으로 “조영민 감독표 잔잔마라(잔잔한데 마라맛)”라는 호평을 얻으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극대화하고 있다.
■ 1~2회: 죽음으로 닫힌 서사의 시작, 그리고 예기치 못한 설렘
드라마는 1회부터 충격적인 엔딩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7년 전 사고로 다리를 잃은 김미란(장혜진) 의 죽음은 가족의 균열을 극단으로 몰고 간다.
외로움 속에 도망친 맏딸 서준경(서현진), 겉으로는 웃지만 속이 무너진 남편 서진호(유재명), 그리고 방황하는 막내 서준서(이시우).
가족이 다시 모인 그날 밤, 오랜 갈등이 폭발했고, 결국 미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이어진 2회에서는 남겨진 가족의 이야기가 본격화된다.
준경은 슬픔 속에서도 옆집 남자 주도현(장률) 에게 흔들리며 스스로에게 “이래도 될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결국 2회 엔딩에서 준경은 도현의 침대 위에서 눈을 뜨며, “지독한 상실 속에서도 인간은 여전히 사랑한다”는 아이러니한 메시지를 남겼다.
■ 3~4회: 숨겨진 과거의 진실, 그리고 다시 피어나는 감정
3회는 설렘 위에 현실을 얹은 회차였다.
도현이 준경에게 “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고백하면서, 새로운 사랑이라 믿었던 관계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한편 진호(유재명)는 혼자 떠난 여행길에서 진자영(윤세아) 을 만나 조심스럽게 새로운 인연을 시작한다.
4회 엔딩에서 자영이 “자고 갈래요?”라고 묻는 순간, 진호는 잠시 망설이다 돌아왔고, “진짜 자고 가도 되나요?”라는 대사로 묵직한 여운을 남겼다.
이 장면은 오랜 애도 끝에 다시 사랑을 향해 나아가는 인간의 용기를 상징하며 시청자들의 심박수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 ‘잔잔마라’의 힘…감정의 결을 따라가는 현실 멜로
‘러브 미’는 비극 이후에도 남은 사람들의 설렘·분노·외로움을 솔직하게 그린다.
누군가는 이기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 인물들의 선택이 사실은 너무나 ‘현실적’이라는 점에서 공감을 얻고 있다.
조영민 감독은 전작 ‘기상청 사람들’ 등에서 보여준 섬세한 감정 연출에 예측불가한 전개를 더하며 자신만의 시그니처인 ‘잔잔마라’ 미학을 완성시켰다.
제작진은 “앞으로의 이야기 역시 조용하지만 강렬한 감정의 진폭을 유지할 것”이라며 “매 회 한 번씩 마음을 세게 두드리는 순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 글로벌 반응도 ‘Love Me’ 열풍
‘러브 미’는 스웨덴 작가 요세핀 보르네부쉬(Josephine Bornebusch) 의 동명 시리즈를 원작으로 하며, 호주에서도 ‘Love Me’라는 타이틀로 리메이크된 바 있다.
현재 드라마는 매주 금요일 저녁 8시 50분 JTBC에서 2회 연속 방송되며, 일본 U-NEXT, 글로벌 OTT 라쿠텐 비키(Rakuten Viki) 를 포함한 해외 플랫폼을 통해 미주·유럽·오세아니아 등 전 세계 시청자에게 공개 중이다.
‘러브 미’는 화려한 사건보다 사람의 감정에 집중하는 현실 멜로의 진수다. 조용한 대사 한 줄, 느린 시선 하나로도 폭풍 같은 감정을 일으키는 이 작품이 겨울 감성 드라마의 새 기준을 만들고 있다.
[비즈데일리 장경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