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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건

서울시, 노숙인 자립음식점 ‘정담’ 개점…희망의 인문학이 만든 첫 결실

서울역 인근 집밥 음식점 동행스토어 1호 ‘정담(情談)’ 개점… 수료생 5명 직접 참여

 

서울시가 노숙인과 취약계층의 자립을 돕는 인문학 프로그램 **‘희망의 인문학’**을 넘어, 실제 창업과 사회 복귀로 이어지는 ‘동행스토어’ 사업을 본격 가동했다.
그 첫 결실로, 수료생들이 직접 운영하는 집밥 음식점 **‘정담(情談)’**이 서울역 인근에 문을 열었다.

 

■ “희망의 인문학에서 창업으로”…동행스토어 1호점 ‘정담’ 개점

서울시는 16일, ‘희망의 인문학’ 수료생 창업 지원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동행스토어’ 1호점 **‘정담(情談)’**이 문을 열었다고 밝혔다.
‘정담’은 ‘정이 담긴 진심 어린 이야기’라는 뜻으로, 참여자들이 삶의 재기를 위해 노력하며 진심을 담아 음식을 만든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 음식점은 ‘희망의 인문학’을 수료한 5명의 참여자가 공동 운영하며, 실직·중독·이혼 등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이들이 인문학을 통해 다시 삶의 의지를 찾고 사회로 복귀하는 희망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정성으로 한 끼”…희망과 위로를 담은 메뉴

‘정담’의 메뉴는 따뜻한 응원과 위로의 메시지를 담았다.

  • 뚝닥뚝닭(뚝배기닭볶음탕) : “힘내라!”는 의미의 보양식

  • 토닥토닭(토마토 닭볶음요리) : “속상한 마음을 위로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메뉴

 

조리 경험이 있는 수료생들은 창업 전 서계동 ‘청파언덕집’ 자활작업장에서 전문 셰프의 조리교육을 받고, 서울신용보증재단 창업아카데미와 현장 멘토링 등 실전 프로그램을 통해 사업 감각을 키웠다.

 

■ 청파언덕집, 희망의 인문학 자립의 요람

‘정담’이 탄생한 **청파언덕집(용산구 서계동)**은 행정안전부의 특별교부세로 조성된 자활지원 공간이다.
이곳에는 ▲1층 식당 및 주방 ▲2층 커뮤니티공간 ▲3층 인문학 프로그램실이 마련돼 있으며, 취약계층이 요리·카페 창업교육을 받고 자립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다.

 

조리교육은 푸드앤컴퍼니 박소진 셰프가 맡았으며, 멘토링은 가이오국수 강철 대표가 15회에 걸쳐 진행했다.

 

■ 오세훈 시장 “돕는 복지를 넘어, 스스로 서는 복지로”

이날 열린 ‘감사의 식탁’ 행사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신한은행 이정빈 경영지원그룹장, 탈건축사사무소 서지영 대표, 디자이너 문주현 등이 참석했다.
오 시장은 수료생들과 함께 ‘희망트리’에 응원 메시지를 달고, 함께 식사하며 재기의 뜻을 북돋웠다.

 

신한은행은 (사)전국은행연합회의 사회공헌 플랫폼 ‘뱅크잇(Bank-it)’ 캠페인을 통해 모금한 1억 58만 원을 창업사업단에 전달했으며, 탈건축사사무소는 인테리어 설계와 시공 연계를 재능기부로 지원했다.
LGU+는 홍보 파트너로 참여해 ‘동행스토어’의 사회적 가치를 널리 알릴 예정이다.

 

오 시장은 “서울시가 말하는 약자와의 동행은 ‘누군가의 도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변화의 주체로 서는 것’”이라며 “‘희망의 인문학’은 그런 변화를 상징하는 대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 동행스토어 2·3호점도 연이어 개점 예정

서울시는 이달 안으로 2호점 ‘내 생애 에스프레소’(영등포보현종합지원센터 인근), 내년 1월에는 **3호점 뜨개질 카페 ‘이음’(서울역 인근)**을 잇달아 개점할 계획이다.

 

‘동행스토어’는 일정 기간 공동 창업을 통해 운영 경험을 쌓은 후, 참여자가 독립 창업으로 자립하면 새로운 수료자가 그 자리를 이어받아 창업 기회를 얻는 순환형 자립 모델이다.
이는 일회성 지원이 아닌 지속 가능한 자활·자립형 복지 시스템으로 평가받는다.

 

■ “희망의 인문학, 다시 피어나다”

‘희망의 인문학’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4,485명의 수료생을 배출한 서울시 대표 복지 프로그램으로, 2022년 재개 이후 현재까지 2,721명이 추가 수료하며 총 7,200여 명의 인문학 동문을 만들어냈다.

 

수강생들은 “단순한 교육이 아니라, 삶을 다시 살아갈 용기를 주는 수업”이라고 입을 모았다.

 

‘희망의 인문학’은 더 이상 강의실 안의 프로그램이 아니다. ‘정담’을 시작으로, 배움이 자립으로 이어지는 진정한 사회복귀의 선순환 모델이 만들어지고 있다. 서울시의 ‘동행’이 복지의 새 기준으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

[비즈데일리 이성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