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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서울 명일동 땅꺼짐, 지하수 저하·하수관 누수가 원인…국토부 제도 전면 강화

사조위, “심층풍화대의 쐐기형 불연속면 미끄러짐”을 주요 사고원인으로 지목

 

국토교통부가 지난 3월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서 발생한 지하 땅꺼짐(지반침하) 사고에 대한 중앙지하사고조사위원회(이하 ‘사조위’)의 조사 결과와 함께 재발방지 대책을 공식 발표했다.

 

■ “지하수 저하·하수관 누수”…심층 풍화대 불연속면이 핵심 원인

사조위는 사고의 객관적 조사를 위해 발주처와 시공사 등 이해관계가 없는 민간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됐으며, 현장조사·시추·품질시험·청문 등을 포함한 26회 회의를 거쳐 원인을 규명했다.

 

조사 결과, **심층 풍화대 내 불연속면(균열면)**이 지하수위 저하와 하수관 누수로 약화되면서 미끄러져 내려앉았고, 이로 인해 터널에 설계하중을 초과하는 외력이 가해져 터널 붕괴와 땅꺼짐이 동시에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드론 영상 기반의 3D 모델링과 수치해석 결과, 현장에는 복수의 불연속면이 존재했으며, 특히 세 개의 불연속면이 교차하며 형성된 쐐기형 블록 구조가 붕괴의 직접적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 노후 하수관 누수도 사고 원인 중 하나

사조위는 해당 지역의 지하수위 저하가 과거 세종-포천 고속도로 공사 영향으로 이미 진행 중이었으며, 인근 노후 하수관의 누수가 지속돼 지반이 더욱 약화된 점도 주요 요인으로 지목했다.
하수관 실태조사는 2022년에 실시됐으나, 균열 및 단차에 대한 보수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시공 중 굴진면 전개도 작성 의무 미이행(1건), 지반보강 시방서 미작성(1건) 등 시공관리 미흡 사례도 발견됐다.

 

■ 사조위, 제도적 재발방지 대책 제안

조사위원회는 유사 사고 방지를 위한 4대 분야 대책을 내놓았다.

 1. 설계·시공 관리 강화 – 지반조사 간격 축소 및 1일 굴진속도 관리 의무화

 2. 지하수위 관리 개선 – 지하수위 저하 대응 매뉴얼 정비 및 심층풍화대 구간 비배수터널 시공 권고

 3. 지하시설물 관리 강화 – 굴착공사 인근 노후 하수관 교체, 지반탐사 강화, 관련기관 협의체 구성

 4. 터널 안정성 확보 – 도심지 심층풍화대 구간 3열 중첩 강관보강 그라우팅 공법 도입, 굴진면 평가체계 개선

 

박인준 사조위 위원장은 “이번 사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국토교통부에 최종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제도 개선과 신속한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국토부, 관련 제도 전면 강화 착수

국토교통부는 사조위의 권고를 토대로 ‘지반조사 설계기준(KDS)’ 개정을 추진한다.
앞으로 도심지 비개착 터널공사의 지반조사 간격은 최대 50m 이내로 제한되며, 심층풍화대 구간은 보다 정밀한 지반조사가 의무화된다.

 

또한 ‘지하안전평가서 표준매뉴얼’을 개정해 누적 수위저하량 관리기준을 세분화하고, 굴착 전·후 3개월 이내에 지반탐사 실시 의무를 명문화할 계획이다.
지하시설물 관리자는 지반침하 위험도에 따라 탐사 주기를 단축해야 하며,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규칙’에도 해당 조항이 반영된다.

 

■ 사고현장 특별점검…5건의 안전관리 미흡 사례 적발

국토부와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은 올해 4월 사고 현장이었던 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 1공구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했다.
그 결과, 버팀보 미설치 구간 보강과 토사터널 주기점검 등 3건의 지하안전관리 보완사항을 서울시에 조치 요청했으며, 낙하물 방지망 겹침 길이 미준수 등 2건의 건설안전관리 미흡사항에 대해서는 현지 시정명령을 내려 조치를 완료했다.

 

국토부는 “사조위 조사 결과를 관계기관에 즉시 통보해 현장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행정처분 및 수사 조치가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단순한 시공실수보다 복합적인 지질환경·시설관리의 총체적 문제가 드러난 사례다. 지하공간 개발이 늘어나는 만큼, 설계 단계부터 통합적인 위험관리 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비즈데일리 유정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