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유통 중심으로 재편되는 패션 시장에서 K-패션 브랜드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여기에 AI 기술 도입 속도까지 빨라지며 영세 브랜드의 디지털 전환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서울시가 무신사와 손잡고 K-패션 유망 브랜드 100개 사를 집중 육성하는 대규모 지원에 나섰다.
■ 서울시·무신사, K-패션 100개 브랜드 집중 육성
서울시는 온라인 유통 전환과 AI 기술 확산에 대응해 ‘서울패션허브 동대문 K-패션 브랜드 육성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이를 통해 올해 유망 K-패션 브랜드 100개 사를 선정해 판로·마케팅·제조·AI 콘텐츠 제작까지 전 과정을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시는 2월 9일부터 27일까지 참여 브랜드를 모집하며, 동대문 도매상인과 신진 디자이너, 성장 잠재력이 큰 브랜드를 단계별로 육성해 실질적인 매출 성과를 이끌어낸다는 목표다.
■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된 K-패션 시장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4 디자이너패션 산업 현황조사’에 따르면, K-패션 주요 매출 채널은 이미 온라인 플랫폼 중심으로 이동했다. 온라인 유통은 브랜드 성장의 핵심 경로로 자리 잡았지만, 다수의 디자이너 브랜드는 업력 5년 미만의 소규모 조직으로 브랜딩·마케팅·이커머스 전환을 동시에 추진하기엔 현실적 한계가 크다.
여기에 AI 기반 디자인·촬영·상세페이지 제작 기술이 대기업 위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중소·영세 브랜드와의 디지털 격차도 점차 벌어지고 있다.
■ 서울패션허브, 동대문 K-패션 성장 거점
‘서울패션허브’는 동대문을 거점으로 K-패션 브랜드 육성과 판로 다각화, 디자이너와 봉제업체 간 일감 연계를 지원하는 서울시의 패션산업 종합 플랫폼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동대문 상인 브랜드와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90개 사를 선정해 연간 성장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B2B 수주 전시회, 서울패션페스타, 성수·한남 팝업스토어, 라이브커머스 연계 지원 등을 통해 총 42억 원 이상의 매출 성과를 거두며 실효성을 입증했다.
■ 브랜드 특성별 ‘3단계 맞춤 육성 체계’
올해는 지원 대상을 100개 사로 확대하고, 브랜드 특성에 따라 3개 유형으로 세분화한 맞춤형 육성 체계를 가동한다.
① 동대문 도매상인 브랜드(30개 사)
상품 경쟁력 강화와 온라인 유통 전환에 초점을 맞춘다. 패션·유통 전문가 통합 품평회, 온라인 도매 플랫폼 기획전, 라이브커머스 기획·운영 교육, 국내외 인플루언서 연계 판매 등을 통해 도매 기반 브랜드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한다.
실제 참여 브랜드인 ‘비비안리’의 이문애 대표는 “30년간 도매만 해왔지만, 이번 지원을 계기로 라이브커머스와 온라인 플랫폼, 팝업스토어까지 새로운 판로를 열 수 있었다”며 “이제는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며 브랜드 가치를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② 신진 새싹 디자이너 브랜드(40개 사)
브랜드 기초 체력 강화를 목표로 성장 단계별 밀착 컨설팅, 시제품 개발, 국내외 지식재산권(IP) 확보, 팝업스토어 등 판로 다각화를 연계 지원한다. 특히 해외 상표 선점 방지를 위한 IP 출원 지원을 신설해 글로벌 진출 기반을 마련한다.
③ 무신사 협력 집중 성장 브랜드(30개 사)
올해 처음으로 무신사와 협력해 공동 선정·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무신사의 플랫폼 인프라와 팬덤을 활용해 온라인 특별 기획전, 메인 배너 광고,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연계 지원해 브랜드 인지도와 매출 성장을 동시에 끌어올린다.
이번 협력은 지난해 12월 서울시와 무신사가 체결한 패션봉제산업 상생 협약의 후속 조치로, 민관 협력 모델의 대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 AI 기술 도입…콘텐츠 제작 비용·시간 대폭 절감
서울시는 AI 패션 스타트업과 협력해 제품 사진만으로 모델 착용 이미지와 상세페이지를 자동 생성하는 기술도 도입한다. 이를 통해 온라인 콘텐츠 제작에 드는 시간과 비용 부담을 크게 낮춰, 영세 브랜드의 이커머스 진입 장벽을 완화할 계획이다.
올해는 시범사업으로 100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AI 프로그램 활용 교육을 지원하고, 성과를 축적해 동대문 패션 상권 전반으로 확산한다는 방침이다.
■ “디자인 넘어 유통·기술까지 연결”
이수연 서울시 경제실장은 “이제는 디자인 역량만으로 브랜드가 성장하기 어려운 시대”라며 “AI 기술과 민간 플랫폼 협업을 통해 상품 개발부터 유통, 국내외 진출까지 연결하는 K-패션 성장 지원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K-패션의 경쟁력은 이제 ‘누가 더 빨리 디지털로 전환하느냐’에 달려 있다. 서울시와 무신사의 이번 협업이 일회성 지원을 넘어, 동대문 기반 브랜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비즈데일리 장대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