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이 올해 1월 1일부터 ‘물품구매 적격심사 세부기준’을 비롯한 5개 행정규칙을 개정·시행했다. 이번 개정은 안전한 노동환경 조성, 고용 안정성 강화, 부품 국산화 촉진 등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이행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다.
■ 공공조달 통해 사회적 책임 강화
조달청은 연간 225조 원 규모에 달하는 공공조달 시장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촉진하는 통로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존의 경직된 규제를 완화하면서도, 안전·고용·기술 자립 등 공익적 가치를 반영하는 평가체계를 도입했다.
입찰기업의 신인도를 평가하는 항목에서는 **중대재해 발생 기업에 감점(-3점)**을 적용하고, 반대로 재해예방활동 우수기업이나 정규직 전환 기업, 부품 국산화 기업에게는 가점을 부여한다. 이는 단순한 가격 경쟁을 넘어, 기업의 책임 있는 경영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 고용 안정과 기술 자립 지원
정규직 전환을 추진한 기업에는 최대 +1.5점의 가점을 부여해 민간 부문의 고용 안정화를 유도한다. 또한, 핵심 부품을 국산화한 중소기업에게 가점 +1점을 부여함으로써 국내 기술력 향상과 산업 자립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안전보건경영시스템(KOSHA-MS) 인증을 취득한 기업도 가점 +1점을 받는다. 이는 자발적인 안전 관리 체계를 확산시키는 유인책으로 평가된다.
■ 부정 계약 차단 및 제재 강화
공정한 계약 질서 확립을 위해 조달청은 입찰 전 단계부터 계약 종료까지의 부정행위에 대한 제재 기준을 강화했다.
허위 서류 제출이나 부정한 입찰 참여가 적발될 경우, 계약 해지와 보증금 국고 귀속이 가능하도록 근거를 명확히 했다. 또한, 부당이득 환수금을 미납한 업체에 대해서는 대금 지급 유예 조치도 가능하게 했다.
■ 기업 부담 완화 위한 제도 개선
그동안 과도하게 경직됐던 품질 관리와 행정 절차도 완화됐다.
불합격품 처분 제한을 완화해 재처리·조정이 가능하도록 개선, 경미한 결함은 대체 납품 제외 또는 조정 가능, A/S 처리기한을 ‘24시간 이내’에서 ‘3일 내 접수 후 방문일 통보’로 완화, 리콜 기간을 2주에서 4주로 연장해 현실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했다.
다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안전물자’는 기존의 엄격한 기준을 그대로 유지한다.
■ 소통 강화 및 절차 유연화
입찰 서류 보완 기회를 확대하고, 규격 변경 시 계약 기간 연장을 허용하는 등 기업이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제도를 유연하게 바꿨다.
또한 계약 상대자 의견청취 및 이의제기 절차를 신설해 기업의 권익 보호 장치도 강화했다.
백승보 조달청장은 “이번 개정은 공공조달을 단순한 구매 수단이 아닌, 국가적 가치 실현의 전략적 도구로 활용하기 위한 변화”라며 “기업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를 과감히 개선해 역동적인 조달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조달청의 이번 개정은 단순한 행정 절차 조정이 아니라, 공공조달을 통한 ‘공정한 성장’의 신호탄이라 할 수 있다. 안전과 고용, 기술 자립을 모두 잡으려는 이 시도가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력을 주길 기대한다.
[비즈데일리 유정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