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이 ‘국민과 함께 지키고, 미래와 세계로 나아가는 국가유산’이라는 비전을 중심으로 한 2026년 주요 업무계획을 확정했다.
이번 계획은 △개발과 조화로운 보존 △기후위기 대응 안전관리 강화 △K-헤리티지 산업화(100조 시장 창출) △국제협력 확대를 핵심 축으로, ‘K-헤리티지’를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 “보존과 개발의 조화”…세계유산 보호체계 정비
국가유산청은 세계유산의 보편적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세계유산영향평가 제도’를 도입하고, 관련 시행령을 개정해 세계유산 주변 개발사업에 대한 사전조정 절차를 마련한다.
이를 통해 개발로 인한 문화재 훼손을 예방하고, 국민이 세계유산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제작·형성 50년 미만의 ‘우리시대 유산’과 비지정 유산을 선제 발굴해 미래세대에 계승 가능한 새로운 형태의 국가유산으로 관리한다.
■ 기후위기 대응 강화…“재난 전(前) 예방 중심으로”
최근 영남권 산불로 인한 문화재 피해 사례를 계기로 국가유산청은 ‘예방 중심의 재난관리 체계’로 전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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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자동소화설비와 방염포 비축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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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현장 대응체계 및 돌봄단체 역할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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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관제시스템 구축으로 실시간 위험 예측
또한 ‘국가유산 재난 및 안전관리법’ 제정을 추진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피해 유산에 대한 긴급보수 예산을 늘려 신속 복구 체계를 완성할 예정이다.
■ 문화·자연·무형유산 맞춤형 보존…‘구 서울역사’ 복원 추진
문화유산 수리 시에는 **‘책임설계제’**를 도입해 수리 품질을 높이고, 공영수리 확대 및 전통재료 비축으로 민간이 어려운 분야의 공공지원을 강화한다.
특히 **준공 100주년을 맞은 ‘구 서울역사’**는 철도유산으로서의 정체성과 역사적 의미를 살리며 복원 사업을 추진한다.
자연유산 부문에서는 국립자연유산원 건립의 예비타당성조사에 적극 대응하고, 무형유산 부문에서는 단절 위기 종목 발굴과 지역대학 중심의 전수조사를 확대한다.
■ 규제 완화로 생활 속 불편 해소
국가유산 관련 규제개혁도 본격화된다.
고택·민속마을 주민들이 주방, 냉난방시설을 정비할 때 적용되는 ‘국가유산수리법’의 규제를 완화하고, 대규모 개발현장 내 ‘발굴현장 합동지원단’ 운영을 확대한다.
또 규제지역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방안을 법제화하고, 주민 의견 수렴 중심의 제도개선을 추진한다.
■ 지역 균형발전 이끄는 ‘역사문화권 정비’
연간 1,200만 명이 방문한 경주 황리단길 고도정비사업을 전국 9대 역사문화권으로 확대한다.
광역·기초·소규모 정비를 병행해 고대유산 보호와 지역관광 거점화가 동시에 이루어지도록 추진한다.
또한 근대역사문화공간·명승 옛길 등 지역별 특화 콘텐츠를 발굴해 차별화된 관광 브랜드를 육성할 계획이다.
■ K-헤리티지 세계화…‘궁중문화축전’ 글로벌 브랜드로
올해 외국인 궁궐 관람객이 400만 명을 돌파한 것을 계기로 2026년에는 **‘궁중문화축전의 세계화’**를 본격 추진한다.
해외 현지 옥외광고와 글로벌 플랫폼 예매서비스를 확대하고, **경복궁 내 ‘국가유산 체험판매장(플래그십 스토어)’**을 조성(2026~2027년)해 외국인 관광객이 직접 K-헤리티지 문화상품을 구매·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2025년 7월 예정)에서 한국의 유산과 평화 협력 의지를 담은 국제선언문 채택도 추진한다.
■ 해외 유산 복원·ODA 협력 강화
한국은 개발도상국의 세계유산 복원과 관광자원화를 지원하는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지속 추진한다.
튀르키예 퀼테페 유적 발굴, 베트남·일본 수중유산 공동조사 등 한국의 보존기술을 국제사회에 전파하고, 국외 유산이 많은 일본·미국·유럽 지역에 대한 환수 및 공동보존 조사도 강화한다.
2026년부터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한국정원 정비사업에 착수해 한국 전통정원의 미학을 세계에 알릴 계획이다.
■ K-헤리티지 산업화…AI·디지털 기반 100조 시장 육성
국가유산청은 인공지능(AI)·실감기술을 활용해 **‘K-헤리티지 산업’ 누적 100조 원 규모(2026~2030년)**를 목표로 추진한다.
현재 약 9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 관련 산업의 연평균 성장률을 7.5%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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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헤리티지 빅데이터 구축 및 자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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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원천자원 제작·게임·영화·드라마 등 산업 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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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해설 서비스(4대궁·종묘 대상)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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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 산업 육성 및 지원법’ 제정 추진
또 R&D 성과를 조달청 혁신제품 사업과 연계해 상용화하고, AI·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한 유산 손상 복원 및 기후적응기술 개발로 기술수출 기반을 마련한다.
■ “문화강국의 뿌리로 세계로 뻗는 K-헤리티지”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2026년은 새 정부 국가유산 정책의 본격적인 성과 창출의 원년이 될 것”이라며 “K-헤리티지를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발전시켜 국민이 자긍심을 느끼는 문화강국의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유산청의 2026년 계획은 ‘보존’에서 ‘활용’으로, 그리고 ‘국내유산’에서 ‘세계유산’으로의 도약을 선언한 청사진이다. AI와 디지털, K-컬처의 힘을 결합한 **‘K-헤리티지 산업화’**는 한국 문화정책의 새로운 성장축이 될 전망이다.
[비즈데일리 유정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