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대한적십자사의 인종차별 발언 사건에 대한 부적정 대응을 문제 삼아 ‘기관경고’ 처분을 내리고,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조치를 요구했다.
■ 인종차별 발언 후 소극적 대응… 기관 신뢰 훼손
복지부는 2023년 11월, 당시 김철수 대한적십자사 회장이 내부 회의에서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적십자사가 적절히 대응하지 않아 기관의 설립 목적 중 하나인 **‘공평’(정관 제1조 제2호)**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복지부는 대통령실의 감찰 지시(11월 7일) 직후 회장이 사임했음에도 불구하고, 사건의 심각성과 재발 방지를 위해 11월 12일부터 적십자사 본사에 대한 특정감사를 실시했다.
감사 결과, 김철수 회장은 2023년 11월 13일 주간회의에서 인종차별 발언을 했으며, 당시 참석한 8명의 부서장들은 이를 제지하거나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후 2025년 국정감사와 언론보도를 통해 논란이 확산됐지만, 기관은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하여 이미지 실추 및 후원자 탈퇴 등 실질적 피해를 초래했다.
■ 형식적 사과에 그쳐… 실질적 신뢰 회복 미흡
적십자사는 사태 이후 외국 외교단에 사과문을 전달하고 홈페이지에 공식 사과문을 게시했지만, 후원자·봉사자·헌혈자 등 기관 내부 구성원에 대한 실질적 사과는 부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복지부는 적십자사에 대해 ‘기관경고’ 처분과 함께 국민 대상 진정성 있는 사과 및 신뢰 회복 방안 마련, 임원 및 위원 대상 기관 설립 목적·사업 교육 확대 등을 권고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단순한 실수나 개인 일탈이 아닌, 기관의 핵심 가치 훼손에 해당한다”며 “적십자사가 이를 계기로 조직문화 전반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표창 수여 과정도 부적정… 신천지 관련 수상 논란 확인
복지부 감사에서는 또 다른 문제도 드러났다.
신천지예수교 회장에게 표창을 수여한 사건을 포함해, 적십자사의 표창 수여 절차 전반이 부적정하게 운영된 사실이 확인됐다.
표창 심사 과정에서 외부 개인·단체에 대한 심의규정 및 추천제한 기준이 부재했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단체라도 단순히 헌혈 횟수만으로 수상자가 결정되는 등 심사 기준의 객관성 결여가 드러났다.
특히, 2025년 신천지 회장을 표창 대상자로 추천한 헌혈진흥국장이 심사위원으로 동시에 참여, 이해충돌 방지 장치가 없던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복지부는 적십자사에 표창 심의규정 및 추천 제한 기준 마련, 이해충돌 방지 제도 도입 등을 명시한 ‘개선요구’ 처분을 내렸다.
■ 1개월 내 개선조치 제출해야
적십자사는 복지부의 처분 요구에 따라 1개월 이내에 개선조치 계획 및 결과를 제출해야 하며, 복지부는 이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120년 역사의 대한적십자사가 이번 감사를 계기로 진정성 있는 사과와 조직문화 혁신을 통해 국민 신뢰를 회복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인도주의 기관의 가장 큰 자산은 **‘신뢰’**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발언 논란이 아니라, 조직이 지켜야 할 가치와 책임의 무게를 다시 일깨운 사건이다. 대한적십자사가 진정성 있는 변화로 국민의 믿음을 되찾길 기대한다.
[비즈데일리 유정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