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을 지켜낸 정읍의 선비 안의·손홍록 선생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는 영정 봉안식 및 흉상 제막식이 10월 26일 정읍시 칠보행복이음센터와 정읍시립박물관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 윤준병 국회의원, 이학수 정읍시장, 곽영길 전북도민회 중앙회장 등 주요 인사와 시민 200여 명이 참석해, 나라의 역사를 지켜낸 두 선현의 위업을 기렸다.
이번 행사는 **안의·손홍록 선생 영정 봉안·흉상 헌정 추진위원회(공동위원장 정세균 전 국무총리·이홍식 연세대 명예교수)**가 주최하고, **안의·손홍록 선생 선양 모임(대표 박영일)**이 주관했다. 선양 모임은 두 선생의 업적을 널리 알리고자 2023년 12월 추진위원회를 발족해 영정 및 흉상 제작을 추진해 왔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영정과 흉상은 문중 후손 40명의 얼굴 사진을 인공지능(AI) 기술로 분석·통합해 도출한 표본 이미지를 바탕으로 제작돼, 과학기술과 전통예술이 결합된 새로운 역사 재현 방식으로 주목받았다. 영정은 **소미정 작가(서울대 동양화과 졸)**가, 흉상은 **김소영 조각가(홍익대 조소과 졸)**가 제작을 맡았다.
정읍 출신 선비인 안의·손홍록 선생은 임진왜란 당시 전주사고가 불타는 위기 속에서 조선왕조실록과 태조어진을 정읍 내장산으로 옮겨 지켜낸 인물들이다. 이들은 370여 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교대로 불침번을 서며 실록을 보호, 조선의 역사를 지켜냈다.
이들의 업적이 남겨진 ‘정읍 내장산 조선왕조실록 보존터’는 전라북도 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으며, 이들의 기록을 담은 **‘임계기사(壬癸記事)’**는 전라북도 유형문화유산으로 현재 정읍시립박물관에 보관 중이다.
이학수 정읍시장은 “지난해 국가유산지킴이날(2023년 6월 22일)에 창립된 선양 모임의 뜻깊은 사업이 결실을 맺게 되어 감회가 깊다”며 “국난의 위기에서 역사를 지켜낸 두 분의 숭고한 정신을 정읍을 넘어 대한민국이 함께 기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란 속에서도 책 한 권, 기록 한 줄을 지키려 했던 선비들의 용기와 헌신은 오늘날에도 깊은 울림을 남긴다. 디지털 시대의 AI 기술로 되살아난 그들의 얼굴은, 과거와 현재가 맞닿은 ‘기억의 다리’가 되고 있다.
[비즈데일리 장경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