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동 최대 경제국 사우디아라비아 간의 산업 협력이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조선·자동차 등 핵심 제조 산업뿐 아니라,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 기술 분야까지 협력 범위가 확대될 전망이다.
■ 한-사우디 산업 차관 회담, 비전 2030 실현 속도전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은 10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압둘라 빈 알리 알아흐마리 사우디 산업광물자원부 차관과 ‘한-사우디 산업 차관 회담’을 열고 산업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담은 지난 9월 서울에서 열린 ‘제5차 한-사우디 비전 2030 위원회’ 후속 논의로, 양국이 합의한 주요 산업 협력 과제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는 자리였다.
■ 조선·자동차 등 기간산업 협력 본격화
문 차관은 “한국 기업들이 사우디의 경제 다각화 전략인 ‘비전 2030’ 실현에 적극 기여하고 있다”며, 현지 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사우디 정부의 지속적 지원을 요청했다.
양국은 특히 △킹살만 조선해양산업단지 내 ‘IMI 조선소’ △킹 압둘라 경제도시 내 현대자동차 조립공장 등 중동 최대 규모의 산업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두 차관은 양국 정부 차원에서 실무 협의 채널을 상시 운영하며, 사업 진행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기로 했다.
■ 친환경 기술·수소 인프라 등 미래산업 협력 확대
이번 회담에서는 새로운 협력 과제도 다수 논의됐다.
사우디 측은 선박 탄소배출 저감 기술의 공동개발을 제안했으며, 양국은 관련 연구소를 중심으로 기술 교류를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한국 측은 사우디 내 수소 충전소 구축 및 품질 관리 체계 마련을 제안하며, 향후 수소차 보급을 위한 인프라 협력도 이어가기로 했다.
■ AI·반도체·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 협력 가속화
문 차관은 양국이 AI 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점을 강조하며, 반도체·데이터센터·클라우드 등 AI 인프라 분야 협력을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알아흐마리 차관은 “양국의 기술 경쟁력과 산업 경험을 결합한다면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며 협력 의지를 밝혔다.
이번 회담은 ‘비전 2030’을 매개로 한 한-사우디 산업협력의 현실화를 상징한다. 기존 에너지 중심의 관계를 넘어, 첨단산업 중심의 신(新) 경제 협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는 한국 기업에 중동 진출의 새 기회가 될 전망이다.
[비즈데일리 장대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