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데일리 장대성 기자 | 고용노동부가 산업재해와 임금체불 감소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청년과 중장년층의 일자리 기회를 확대하고, 인공지능 전환(AX) 과정에서 발생하는 노동시장 격차를 줄이기 위한 하반기 정책을 본격 추진한다.
고용노동부는 4일 오후 '노동과 함께하는 진짜 성장으로 대체불가 대한민국 달성'을 목표로 한 2026년 하반기 업무 추진 방향을 국민과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고용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산업재해 사고사망자는 25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8% 감소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임금체불액도 9,248억 원으로 전년보다 10.7% 줄었다.
개정 노동조합법의 현장 안착을 통해 원청과 하청 간 대화 기반을 마련했으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출범 이후 사회적 대화도 본격적으로 가동됐다. 청년 AI 특화훈련과 일·가정 양립 지원도 확대해 기술과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산재와 임금체불 감소세를 굳히고, 청년과 중장년을 위한 세대 상생형 일자리를 확대하는 한편 비정형 노동자를 포함한 사회안전망 강화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반복 중대재해 기업 183곳 밀착 관리
고용부는 최근 10년간 같은 유형의 재해가 반복된 183개 기업을 대상으로 사업장별 안전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고 집중 관리에 들어간다.
해당 기업에서 중대재해가 다시 발생하면 특별감독에 준하는 고강도 점검과 감독을 실시할 방침이다.
여름철 폭염과 맨홀 질식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지방정부와 함께 24시간 전담 관리체계도 운영한다. 노동자가 위험한 작업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와 안전관리 과정에 참여할 권리를 강화하기 위한 법 개정도 연말까지 추진한다.
민간 건설·조선업 임금구분지급제 확대
임금체불을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과 사업장 감독도 강화된다.
현재 공공 건설공사에 적용되는 임금구분지급제는 내년 1월부터 민간 건설업과 조선업까지 확대된다. 고용부는 하반기 중 관련 하위법령을 개정하고 제도 시행에 필요한 준비를 마칠 계획이다.
상습 체불 사업주에 대한 처벌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법원 등 관계기관과 구형·양형기준 상향도 논의한다.
임금체불 신고가 반복된 사업장에 대해서는 지난해 12월부터 시행 중인 전수조사를 지속해 상습적인 체불을 예방할 방침이다.
청년 취업 전 과정 지원하는 K-유스개런티 신설
청년 일자리 정책은 노동시장 진입부터 직무 경험, 취업, 장기근속까지 전 과정을 연결하는 원스톱 방식으로 개편된다.
고용부는 첫 취업에 도전하는 청년을 지원하는 'K-유스개런티'를 신설한다. 취업 경험이 없는 청년도 국민취업지원제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진로 탐색과 직업훈련, 일 경험, 취업 연계를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공공부문에서는 전 부처를 통해 2만 명 규모의 일 경험 기회를 마련하고, 민간에서는 4만5천 명을 대상으로 관련 프로그램을 확대한다.
대기업이 주도하는 K-뉴딜 아카데미도 강화해 올해 1만 명 지원을 목표로 운영한다.
정부가 지원하는 우수기업의 채용과 청년 창업을 연계하는 가칭 '플레이그라운드'도 새롭게 도입한다.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의 지원 대상과 수준을 확대해 지역 중소기업 취업과 장기근속도 유도할 계획이다.
중장년 재취업 지원·정년연장 논의 추진
중장년층의 재취업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재취업지원서비스 의무사업장 범위도 단계적으로 넓힌다.
현재 1,000명 이상 사업장에 적용되는 의무 기준을 2027년에는 500명 이상, 2029년에는 300명 이상 사업장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노동자의 선택권을 넓히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하고, 사회적 논의를 바탕으로 세대 상생형 정년연장 법제화도 추진한다.
정년연장이 청년 채용 감소로 이어지지 않도록 공공기관 정원과 총인건비 관리 방식을 개선하고, 청년고용의무제의 실효성도 높일 방침이다.
AI 고용센터로 200만 국민 평생 일자리 지원
고용센터의 급여 행정은 AI를 활용해 자동화하고, 상담과 취업 지원 기능은 강화한다.
고용부는 지난 5월부터 '나만의 AI 고용센터'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실업급여 등 반복적인 행정업무는 자동화하고, 고용센터 이용자 약 200만 명에게 졸업 이후 첫 취업부터 퇴직과 재취업까지 연계하는 평생 일자리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비정형 노동자 869만 명 보호체계 마련
특수고용직과 플랫폼 노동자 등 기존 제도의 보호를 충분히 받지 못했던 비정형 노동자를 위한 사회안전망도 강화한다.
고용부는 가칭 'K-노동복지회의소' 설립 방안을 연말까지 마련해 비정형 노동자 약 869만 명의 일자리와 복지, 직업 성장, 노후를 종합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일하는 사람의 권리에 관한 기본법과 근로자추정제 입법도 추진한다. 근로자추정제는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노동자를 근로자로 우선 판단해 보호하는 제도다.
현재 95만 명 수준인 예술인과 노무제공자의 고용보험 가입 대상을 최대 160만 명까지 확대하고, 산재·건강보험료 지원과 구직급여 수급요건 개선도 추진한다.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단계적 적용 확대를 위해 오는 9월부터 사회적 대화도 시작할 예정이다.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로드맵 마련
노동시장 내 임금과 노동시간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정책도 추진된다.
고용부는 동일한 가치의 노동에는 동일한 임금을 지급한다는 원칙의 법제화와 임금정보 공개, 초기업 단위 교섭 촉진 방안을 담은 로드맵을 연말까지 마련한다.
포괄임금제 오남용을 막기 위한 입법과 감독을 강화하고, 야간노동자의 건강 보호 대책도 9월 중 발표할 계획이다.
실제 노동시간을 줄인 기업에 대한 지원과 관련 법 제정을 통해 장시간 근로 관행을 개선하고, 퇴직급여 사외적립 의무화와 기금형 퇴직연금 활성화 등 노후소득 보장제도도 손질한다.
AI 전환 대응 위한 새로운 사회계약 추진
AI 기술 확산이 노동자의 기회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직업훈련 제도도 개편한다.
청년과 취약계층이 국민내일배움카드를 보다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발급 주기를 줄이고 참여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을 2027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오는 11월부터는 사회적 대화를 통해 AI와 산업전환에 따른 성과 배분, 미래세대 일자리, 사회안전망 확대 등을 포함한 새로운 사회계약 마련도 추진한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기본이 지켜지는 일터를 현장에 정착시켜 국민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특히 하반기에는 노무제공자 등 보호 사각지대에 있던 모든 일하는 사람을 위한 포용적 사회안전망 구축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산재와 임금체불을 줄이는 기본적인 노동정책부터 AI 시대에 대응한 새로운 고용안전망까지 과제의 범위가 넓다. 중요한 것은 발표된 제도가 현장 노동자와 기업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이어지는 것이다.













